박태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끝난 후 2012년 런던이 자신의 마지막 대회가 될 것이라 공언해왔다.
생각이 바뀌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까지는 박태환의 역영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박태환은 26일 자유형 200m를 4위로 마친 뒤 "은퇴를 했다가 다시 돌아오는 선수들도 많다. 런던 이후에도 수영을 계속 할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생각이 바뀐 건 상황이 바뀌어서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성적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리던 때와 달리 지금은 수영을 즐기고 있다. 성적도 좋다.
박태환은 마이클 볼 코치를 만난 이후로 스프린터로 변신에 성공했다. 2009 로마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악몽을 씻고 이번 대회서 자유형 400m 금메달을 차지했다. 자유형 200m에서 4위에 머물렀지만 경쟁자들과 격차가 크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무엇보다 박태환은 "볼 코치를 만난 이후로 수영이 재밌어졌다"며 훈련과 경기를 즐기고 있다. 새로운 변신과 도전을 눈 앞에 뒀기에 은퇴를 말하기에는 이르다.
대한수영연맹 관계자는 박태환의 은퇴에 대해 "본인이 은퇴하겠다고 해도 주변에서 말릴 것이다. 아직은 나이가 어리다"고 말했다. 조심스럽게 박태환의 은퇴 시점을 2014 인천 아시안게임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 열리는 빅 이벤트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게 최선이라는 설명이다.
2014 아시안게임을 뛸 때 박태환의 나이는 25세다. 20대 중반으로 체력과 노련한 레이스 운영이 정점에 다를 시기다. 지금의 마이클 펠프스(미국·26)보다 한 살 어리다. 자유형 1500m를 포기하며 본격적으로 단거리에 매달린 지는 이제 채 1년이 되지 않았다. 올림픽과 세계수영선수권을 한 차례씩 더 치르며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볼 수도 있다. 박태환 전담팀의 한 관계자는 "(박)태환이 혼자 은퇴를 결정하는 게 아니다. 아직 할 일이 더 남았다. 런던올림픽 이후 곧바로 은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오명철 기자 [omc102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