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순연경기가 늘수록 포수들이 더욱 소중해진다. 월요일 경기와 더블헤더까지 치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휴식없는 일정과 더블헤더는 포수들에게 고역. 체력소모 탓에 더블헤더가 열리는 경우 1경기는 백업포수로 치를 수 밖에 없다. 주전포수와 백업포수의 기량차가 큰 경우는 전력약화를 감수해야 한다. 특히 주전포수 의존도가 큰 LG는 더욱 그렇다.
LG 조인성의 가치조인성은 28일 현재 올시즌 팀이 치른 82경기 중 81경기에서 포수 마스크를 썼다. 8개 구단 주전·백업포수 가운데 최다경기 출장이다. 유일한 결장은 지난 6월12일 군산 KIA전으로 딱딱한 그라운드 사정을 고려했다. 심광호(17경기) 김태군(5경기)이 나눠서 마스크를 썼으나 올시즌 LG 안방은 조인성 홀로 책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수에서 조인성을 제외한 LG는 상상하기 어렵다. 주전·백업포수 포함, 8개 구단 16명 중 규정타석을 채운 이는 조인성·강민호(롯데) 정상호(SK) 3명 뿐. 조인성은 타율 2할8푼3리 80안타 14홈런 50타점로 LG 타선의 핵심 중 한명이다. 홈런과 타점 부문 각각 공동 4위와 공동 8위에 자리했다.
투수진의 신뢰를 한몸에 안고 안방을 지키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첫 풀타임 선발 박현준을 비롯해 한국야구 첫해 외국인투수 리즈와 주키치, 고졸 신인 임찬규 등은 조인성에 대한 무한신뢰를 숨기지 않는다. 박현준과 임찬규는 "대선배인데도 마운드에서 자신있게 공을 던질 수 있도록 편하게 해준다"며, 리즈와 주키치는 "조인성같은 대단한 포수와 배터리를 이뤄 기쁘다"고 밝히곤 한다. 조인성 역시 "공격보다 수비에서 인정받고 싶다"며 수비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어머니표 홍삼조인성의 체력 유지비법은 '잘먹고 잘 쉬는 것'. 그리고 어머니가 직접 달여주시는 홍삼즙을 애용한다. 특히 어머니표 홍삼즙은 더욱 힘을 준다. 조인성은 "잘 먹고 잘 쉬는 거, 하나를 먹어도 좋은 걸 먹으려고 노력한다""며 "어머니가 몸이 좋지 않으신데도 아침저녁으로 홍삼을 직접 달여주신다. 어머니가 고생하시는 데 더 열심히 뛰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경기 전 치르는 팀훈련 전후로 꾸준히 마사지와 치료를 병행하며 컨디션 유지에도 힘쓰고 있다. 김정민 LG 배터리 코치는 "포수는 출장경기가 많을수록 점점 힘들 수밖에 없다. 체력소모와 잔부상에 본인 스스로가 어떻게 몸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조인성은 아주 잘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허진우 기자 [zzzmas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