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안치용, SK 타선의 핵으로…‘난세의 영웅’ 재림
'난세의 영웅'이 재림했다. 안치용(32·SK)이 후반기 SK 타선의 핵으로 떠올랐다. 26일부터 시작된 후반기서 3경기 연속 멀티히트에 타점, 홈런을 기록 중(26일 부산 롯데전 3타수 3안타 2홈런 3타점·28일 부산 롯데전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29일 대전 한화전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급기야 김성근 SK 감독은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안치용을 1번타자로 기용했다. SK 이적 후 첫 톱타자 출장. 안치용은 "2003년에 LG서 1번타자로 나서본 이후 처음"이라고 떠올렸다.
"기록은 정말 좋은데, 운이 좋아서 맞아나간 것이다. 마침 가운데로 몰린 공이 많아서 안타가 많이 나왔다"라고 손을 내젓던 그도 "내가 '타격감이 좋다'고 느낄 때가 있다. 파울이 나오지 않을 때다. 타격 밸런스가 좋을 때는 공이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간다. 롯데전 두 경기서 6번 타격을 했는데, 파울은 한번 뿐이었고 5개가 안타 혹은 홈런이 됐다"고 최근 타격 상승세의 요인을 설명했다.
2008년의 활약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 신일고 시절 4번타자로 활약했던 안치용은 연세대에 진한학 뒤 2002년 LG에 입단했다. '천재타자'로 불리던 그는 프로입단 후 '2군 선수'로 전락했다. 6년간의 무명시절을 견뎌낸 그는 2008년 LG의 핵심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주로 3번타자로 나섰고, 타율 0.295·7홈런·52타점을 올렸다. LG 팬들은 안치용을 '난세의 영웅'으로 부르며 애정을 표했다.
하지만 2009년 안치용은 백업 외야수로 밀렸다. 2010년 시즌 도중에는 SK로 트레이드 됐다. SK서도 주전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SK에 위기가 찾아왔다.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차례 우승을 차지한 SK는 올 시즌 3위로 떨어졌다. 타선의 부진이 추락의 원인이었다. 반격이 절실한 후반기. 안치용이 나타났다. 안치용은 "지금은 성적이 나고 있지만, 분명히 고전하는 때가 온다. 짧은 시간에 극복하는 것이 내게 주어진 과제다"라고 말했다.
대전=하남직 기자 [jiks79@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