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에서 나고 자란 주키치의 우상은 1988년 메이저리그 사이영상에 빛나는 프랭크 바이올라(50)다. 주키치는 입버릇처럼 "바이올라를 보며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고 말한다. 주키치가 태어난 1982년 미네소타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바이올라는 사이영상을 비롯해 올스타 3회(1988·1990·1991), 베이브루스상(1987) 등을 수상한 '미네소타의 전설'이다.
낙차 큰 커브와 날카로운 서클 체인지업을 앞세워 14시즌 동안 176승(150패)을 거뒀다. 어려서부터 야구광이었던 주키치는 5살 때의 기억인 1987년 미네소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다. 이해 바이올라는 1차전 선발로 나와 팀을 승리로 이끌었고, 월드시리즈 MVP가 됐다.
주키치는 야구 선수의 꿈을 안겨줬던 '영웅'을 지난 봄 LG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만났다. LG가 바이올라를 투수 인스트럭터로 초청했던 것. 주키치는 당시를 떠올리며 "LG 덕분에 바이올라를 만나 꿈같았다. LG에 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주키치는 스프링캠프에서 바이올라에게 두 가지를 배웠다. 첫 번째는 바이올라 특유의 서클 체인지업이고, 두 번째는 프로 투수로서의 마음가짐이다. 주키치는 개인적인 경험들로 채워진 프로 투수로서의 마음가짐에 대한 조언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서클 체인지업의 비밀은 살짝 털어놓았다.
공을 검지와 엄지로 원을 그리듯이 옆면을 감싸면서 쥐는 그립은 보통의 서클 체인지업과 비슷하지만 주키치는 공을 조금 더 손바닥 깊숙한 곳까지 밀어 넣는다. 주키치는 "바이올라가 나의 독특한 투구 폼에 맞는 서클 체인지업 그립을 잡아준 것 같다"며 "커브를 많이 사용하지만 사실 올시즌 가장 자신 있는 구종은 서클 체인지업"이라고 말했다.
다음 시즌에도 기회가 된다면 LG에 남고 싶다고 밝힌 주키치는 "다음 스프링 캠프 때 다시 한 번 바이올라를 만날 기회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그리운 마음을 드러냈다. 주키치가 내년 LG 스프링 캠프에서 다시 한 번 그의 '영웅'을 만날 수 있을까. 두 달 뒤 LG가 9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그 선두에 주키치가 설 수 있다면 '사제상봉' 가능성은 충분히 높다.
유선의 기자 [sunny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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