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과 정우람은 자신이 거둘 수 있는 기록을 차곡차곡 쌓았다.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세이브 부문에서 대기록에 도전한다. 최다 홀드 기록 보유자 정우람은 홀드를 올릴 때마다 새로운 기록이 작성된다. 둘의 기록은 곧 한국 야구의 역사다.
오승환은 현재 개인 통산 198세이브를 올리고 있다. 오승환이 2세이브를 보태면 1999년 김용수(은퇴·227세이브)와 2007년 구대성(은퇴·214세이브)에 이어 통산 세 번째로 200세이브 고지에 오르게 된다.
오승환은 다른 기록엔 별다른 욕심을 내지 않는다. 그러나 200세이브 달성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오승환은 "(200세이브는) 의미가 있는 기록 아닌가.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자극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200세이브가 곧 야구 인생의 길잡이라는 얘기였다.
2005년 데뷔한 오승환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 연속 세이브 부문 1위에 오르며 최고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그에게도 힘든 시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2009년과 지난해엔 어깨와 팔꿈치 수술로 제 역할을 못했다. 지난 2년은 야구 인생의 고비였다. 때문에 200세이브는 영광과 좌절이 함께 버무려진 결과물이다. 물론 200세이브가 최종 목표는 아니다.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 역시 마찬가지다. 오승환은 "몇 세이브까지 할 수 있을까"란 질문에 "그건 알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훌륭한 불펜 투수가 많은 삼성에 있어 이런 기록을 낼 수 있었다.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가 진정 바라는 건 롱런이다.
정우람은 지난 6월 21일 광주 KIA전에서 개인 통산 104홀드를 기록하며 류택현(은퇴·103홀드)의 종전 기록을 넘어섰다. 이젠 홀드를 추가할 때마다 자신의 최다 홀드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홀드는 2000년부터 공식 기록으로 집계됐다. 주목받지 못하는 중간 계투의 기록인데다 역사까지 짧아 홀드를 모르는 팬들도 아직 많다.
정우람은 "나도 언제부터 홀드 기록이 집계됐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중간 계투 선수의 노력을 알아주는 기록이 있다니 고마울 따름"이라며 "홀드 기록으로 관심을 받아 기쁘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현역 선수 가운데 홀드 부문 2위는 LG 이상열(87홀드), 3위는 삼성 권혁(83홀드)이다. 정우람은 올 시즌을 끝으로 입대해 2년 동안 뛰지 못한다. 잠시 순위는 뒤집힐 수 있겠지만 정우람이 건강하게 돌아온다면 최다 홀드 기록 탈환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우철 기자 [beneath@joongang.co.kr]
▶ [야구기획 ①] 오승환·정우람 “당신이 부럽습니다”▶ [야구기획 ②] ‘200 세이브’ 앞둔 오승환, ‘최다 홀드’ 넘어선 정우람▶ [야구기획 ③] ‘알고도 못 치는’ 오승환의 돌직구▶ [야구기획 ④] 정우람의 최대 무기 ‘두 가지 체인지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