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계가 게임단 해체 등 각종 악재로 침통한 가운데 프로게이머 허영무(삼성전자 칸, 프로토스)와 정명훈(SK텔레콤 T1, 테란)이 명승부로 팬들을 활짝 웃게 했다.
양 선수는 지난 17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진에어 스타리그 2011' 결승전에서 근래 보기 드문 명승부를 펼쳤다. 5전3승제 경기에서 5세트까지 접전을 펼친 것 뿐 아니라 경기 내용도 극적이었다. 두 선수가 1~4세트까지 한 세트씩 주거니 받거니 하며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특히 허영무는 지는 듯한 경기를 뒤집으며 삼성팬들을 흥분시켰다. 마지막 경기인 5세트에서 자원도 많지 않은 불리한 상황에서 캐리어로 정명훈의 골리앗과 탱크를 무력화시키자 팬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허영무'를 연호하며 기뻐했다. 결국 허영무는 정명훈을 3-2로 꺾고 프로토스가 주로 가을에 우승한다는 이른바 '가을의 전설'을 2008년 이후 3년만에 이뤘다. e스포츠팬들은 "최근 이렇게 재미있는 경기를 없었던 것 같다"며 두 선수에게 박수를 보냈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