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 등 아무 곳에서나 거꾸로 매달리는 배트맨놀이(맨 위)와 옥상 난간·광고판·에스컬레이터 등에서 몸을 널빤지처럼 펴는 시체놀이가 SNS를 통해 청소년들 사이에 급속도로 확산돼 사고 우려가 크다. (인터넷 캡처) 지하주차장 등 아무 곳에서나 거꾸로 매달리는 배트맨놀이(맨 위)와 옥상 난간·광고판·에스컬레이터 등에서 몸을 널빤지처럼 펴는 시체놀이가 SNS를 통해 청소년들 사이에 급속도로 확산돼 사고 우려가 크다. (인터넷 캡처)
한때 유행했던 ‘시체놀이’에 이어 최근에는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일명 ‘배트맨 놀이(Batmanning)’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아무런 안전장비없이 높은 곳에 거꾸로 매달려 있기 때문에 큰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지만 청소년들은 아슬아슬한 장소에서 위험한 놀이를 하는 사진과 글을 자랑스럽게 올리고 있다.
시체놀이보다 더 위험한 배트맨 놀이
배트맨 놀이는 이달 초 미국 퍼듀대학교 학생들이 ‘시체놀이는 지겹다. 신선한 걸 해보자’는 글과 함께 한 편의 동영상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주차장 천장에 설치된 가스관에 박쥐처럼 매달려 있는 영상을 유투브에 올린 것. 이를 본 전세계 네티즌들은 울타리와 담벼락은 물론이고 높은 곳의 난간, 폭이 좁은 창틀에 매달린 인증사진을 올리기 시작했다. 유투브에 올라온 영상만 수백개다.
문제는 배트맨 놀이가 위험천만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물구나무를 선 자세로 높은 곳에 매달려 있어 자칫 잘못하면 목뼈가 부러져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그러나 이 위험한 놀이를 소개하는 기사가 나온 지 하루가 채 지나지도 않아 국내 각종 포털사이트에도 동영상들이 빠른 속도로 올라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런 식으로 함께 배트맨 놀이를 하자’는 선동글도 올라오고 있는 실정이다.
시체놀이로 사망한 이도 있어
배트맨 놀이에 앞서 유행했던 시체놀이(Planking)도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시체놀이는 몸의 균형을 잡기 어려운 곳에 온 몸의 힘을 뺀 채 엎드려 널판지처럼 보이게 하는 놀이다. 폭이 좁은 옥상 난간처럼 위험천만한 곳에서 시체놀이를 할 수록 더욱 많은 댓글과 환호가 쏟아졌다. 도가 지나친 경쟁 속에서 지난 5월에는 호주에 사는 한 남자가 아파트 7층 난간에서 시체놀이를 하다 추락해 사망하기도 했다. 이 놀이 역시 국내 일부 연예인들까지 인증 사진을 올릴 정도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했다.
인증사진·SNS 청소년에게 위험 부추겨
이같은 위험한 놀이는 인증사진과 SNS를 통해 급속히 퍼지고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곳에서 놀이를 했다는 경험담과 인증사진을 올릴 경우 조회수와 댓글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다. 더욱이 또래로부터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한 청소년들의 영웅심리를 자극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
이윤조 서울시 청소년 상담지원센터 상담팀장은 “청소년기는 주변의 반응에 민감한 때다. 그래서 주변의 지지가 높을수록 자극적인 행동을 하는 경향이 크다”며 “유투브나 SNS의 발달로 구경꾼이 늘어나면서 청소년들이 경쟁적으로 위험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