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씨수말 수득상금 1위를 기록 중인 비카의 자마 ‘금아챔프’(왼쪽)가 경주로에서 힘차게 달리고 있다. 금아챔프는 지난 2일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 3위에 입상하며 비카의 명예를 높였다. (KRA한국마사회 제공) 올해 씨수말 수득상금 1위를 기록 중인 비카의 자마 ‘금아챔프’(왼쪽)가 경주로에서 힘차게 달리고 있다. 금아챔프는 지난 2일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 3위에 입상하며 비카의 명예를 높였다. (KRA한국마사회 제공)
‘씨수말 세대교체 조짐 보인다'
한국마사회가 한국경마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2006년 도입한 씨수말‘비카’(15세·미국)와 ‘메니피’(15세·미국)의 자마들이 올해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씨수말의 세대교체를 이끌고 있다.
2006년 도입돼 2008년 씨수말로 데뷔한 비카는 올해 뛰어난 성적을 거둔 자마들을 다수 거느리고 있다. 지난 5월 코리안더비(GI)에서 우승한 '광야제일'은 물론 지난 10월 개최된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GⅡ)에서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한 '동서정벌'과 '금아챔프'도 비카의 자마들이다. 이밖에 정상급 1군 경주마인 ‘비카러브’‘킵잇퀵’등과 같은 능력마들을 배출했다.
6일 현재 비카는 올해 리딩사이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리딩사이어는 자마들의 수득상금을 합산해 씨수말들의 순위를 결정하는 제도다. 총 50마리에 달하는 비카의 자마들은 1위 59회, 2위 29회를 기록했으며 승률은 21.9%, 수득상금은 24억 7000만 원을 쓸어담았다. 특히 주축을 이루는 3세마들의 활약이 이어지며 비카는 한국경마사에서 가장 단기간에 성공한 씨수말로 평가 받고 있다. 비카는 한국마사회가 20여억 원에 도입한 고가 씨수말로 현역 시절 총 17전 4승, 2위 2회를 기록했다.
씨수말 가운데 가장 비싼 40억 원에 들여온 메니피의 자마들도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2006년 비카와 함께 도입된 메니피의 자마들 중 경주에 출전한 자마는 총 61마리로, 자마들이 올해 23억 5000만 원의 상금을 벌어들여 메니피는 씨수말 수득상금 순위에서 4위를 차지했다. 메니피는 도입 당시 한국경마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려줄 씨수말로 큰 기대를 모았다.
지난 3월 제주목장에서 열린 경주마 경매에 나온 메니피의 자마 네 마리 중 한 마리는 역대 경매가 4위인 1억원에 낙찰됐다. 네 마리의 평균 낙찰가는 6505만 원으로 일반적으로 3000만 원 정도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가격에 경매가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메니피의 자마들도 맹활약하고 있다. 암말인‘우승터치’는 2011년 코리안오크스(GⅡ)에서 우승을 거뒀고 지난해 2세 오픈경주인 Breeders'Cup(GⅢ)에서는 자마들이 나란히 1~3위를 차지하며 부마의 명예를 높였다.
비카와 메니피의 자마들이 활약함에 따라 씨수말의 세대교체도 자연스레 이뤄지고 있다. 한국마사회 말등록원 관계자는 “기존 주류를 이뤘던 씨수말인‘디디미’와 ‘컨셉트윈’이 고령에 접어들어 앞으로 자마들의 능력저하가 예상되는 반면 2005년부터 도입된 고가의 씨수말은 혈통·경주성적·후대능력 등 기본자질이 우수함은 물론 이미 외국에서 검증을 거쳐 기대치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경마는 우수한 혈통의 경주마를 만드는 과정이 중요한만큼 씨수말이 중요하다. 일본에서 ‘선데이 사일런스’가 도입돼 일본경마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듯이 고가의 씨수말들이 한국경마의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