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고 센터 김주성(32·원주 동부·205㎝)이 '거물 신인' 최진수(22·고양 오리온스·202㎝)를 향해 충고를 건넸다.
김주성은 1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스와 경기 후 최진수에 대해 "제대로 된 첫 경기치고는 나쁘지 않았다"면서도 "(최)진수는 어떤 식으로 팀에 도움이 될 것인가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욕심을 버리고 팀을 위한 플레이를 해야 한다. 팀에 녹아드는 게 우선이다"고 덧붙였다.
김주성은 이날 첫 선발출전한 최진수에게 매운맛을 보여줬다. 최진수는 앞선 두 차례 경기에서 모두 교체로만 나섰고, 출전시간도 두 경기 합해 16분 정도에 불과했다. 사실상 19일 동부 전이 최진수의 정규리그 데뷔전이었다.
김주성은 두 차례 블록슛으로 최진수의 기를 제대로 꺾어놨다. 특히 3쿼터 1분41초에 뛰지도 않고 제자리에서 최진수의 골밑슛을 블록슛으로 쳐냈다. 대선배의 높은 벽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최진수는 40분 풀타임을 뛰며 10점·8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2점슛을 13개 던져 3개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3점슛도 4개 모두 실패했다. 김주성이라는 벽 앞에서 슛을 난발했다. 경기는 69-52, 동부의 17점 차 승리로 끝났다. 최진수는 실망한 듯 경기가 끝난 뒤 말 없이 고개를 푹 숙이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첫 선발 출전이라 그런지 욕심이 너무 많았다. 동료를 이용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려고 했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큰 기대를 모은 것치고는 한참 부족했다. 김주성은 "크리스 윌리엄스와 이동준과 함께 잘 섞이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차근차근 해나가면 더 좋아질 것이다"고 했다. 애정이 느껴지는 충고와 평가였다.
최진수는 서장훈(207㎝·창원 LG)-김주성-하승진(221㎝·전주 KCC)으로 이어져 온 '토종 빅맨'의 뒤를 이을 선수다. 미국 유학 시절 슈터로 활약할 만큼 외곽슛이 좋아 골밑 능력만 기르면 전천후 선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한국 농구에 적응하기 위해 일단 골밑보다는 외곽에 위치할 것이다. 점차 나아지면 골밑도 적극적으로 공략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3연패의 빠지며 꼴찌로 추락한 오리온스에는 최진수의 '거물 신인'다운 활약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