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엽(34·본명 안정엽)이 올 겨울 대중의 눈물샘을 자극하려고 작정했다. 3년 만에 두 번째 솔로 앨범 'Part1:ME'를 발매한 정엽. 타이틀곡 '눈물나'를 비롯해 '잘 몰랐었다' '내 사람들' '말도 안돼' '위드아웃 유(Without you)' 등 이번 앨범의 수록곡 모두 슬픔이 잔뜩 배어있다. 추운 날씨에 솔로들이 혼자 듣기엔 잔인할 정도로 가사 한 구절 한 구절에서 쓸쓸함이 묻어난다. 닭살 커플들이 예전 헤어진 옛 연인을 떠올릴 만큼 노래가 애절하다. 이렇게 겨울의 문턱에 정엽이 서 있다.
-두 번째 솔로 앨범이다. 전부 이별에 대한 노래다. 특별한 이유라도. "어쩌다 보니깐 이렇게 됐다. 혹자는 '최근 연인과 이별을 해서 그런 게 아니냐'고 그런다. 하지만 절대 아니다. 연애는 안한지 2년 반도 넘었다."
-앨범 재킷이 독특하다. 제대로 된 정면샷이 없다. 대부분 사진이 뒷모습이다. "곡의 느낌과 비슷하게 재킷 컨셉트를 정했다. 이번 앨범의 주제가 '너 없는 나, 나 없는 너'다. 첫 사진을 보면 내가 거울 앞에 앉아있지만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또렷하지 않다. 니가 없으면 나도 없다는 의미다. 이번 앨범 타이틀이 'WE'를 거꾸로 한 'ME'다.'우리'에서 떨어진 '나'라는 뜻이다. 전체적으로 쓸쓸한 느낌을 담아내고 싶었다."
-윤종신의 곡 '내 사람들'을 수록했다. 외부 작곡가에게 노래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브라운아이드소울로 활동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외부 작곡가의 노래를 실어본 적이 없다. 원래 내가 만든 노래만 앨범에 수록해야한다는 고집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게 고집이 아니라 아집인 걸 알았다. 앨범 발매일까지 시간이 얼마 안남은 상황에서 윤종신 형이 떠올랐다. 예전에 라디오에 나와서 '쟁여놓은 곡이 많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윤종신 형에게 부탁했는데 흔쾌히 곡을 주셨다."
-MBC '나는 가수다' 출연 후 '대세남'이 됐다. 인기 실감하나. "얼마 전에 면도를 한 모습을 공개했는데 다들 관심을 가져주시더라. 오래살고 볼 일이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주말 황금시간대의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게 이렇게 큰 영향이 있을지 몰랐다. 내 노래를 들어줄 수 있는 대중이 많아졌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노래를 부를 때 손을 돌리면서 부른다. 일명 '맷돌' 창법이라고 한다. 습관인가. "'나는 가수다' 이후에 내가 노래 부르는 모습이 많이 부각이 된 것 같다. 노래에 집중이 안되니깐 그만 돌리라는 의견이 많다. 한 번은 일부러 손을 가만히 하고 노래를 부르려고 집중을 했는데 잘 안되더라. 무의식 중에 나오는 버릇같다. 억지로 고칠 생각은 없다."
-MBC 코미디 프로그램 '웃고 또 웃고'에서 정엽을 패러디한 청엽(개그맨 추대엽)이 나왔다. 본 적 있나. "봤다. 하하. 나를 따라해준 건 고맙지만 전혀 안 똑같더라. 사실 은근히 기대했는데 너무 안 똑같아서 실망했다. "
-MBC 라디오 '푸른밤, 정엽입니다'를 맡아 '라디오쟁이'로 지낸지도 이제 1년도 넘었다. "라디오쟁이라는 말은 참 듣기 좋은 것 같다. 라디오를 꼭 하고 싶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섭외 제의가 빨리와서 솔직히 많이 놀랐다. 그만큼 기뻤고, 잘하고 싶었다. 1년 넘게 하고 있는데 골든마우스도 꼭 타보고 싶다."
-라디오를 하면서 얻은 것은. "힘들 때 청취자에게 기댈 수 있어서 좋다. 라디오를 하면서 청취자들과 우정을 나누는 것 같은 기분이다."
-수요일에는 라디오에서 '여배우 특집'을 한다. 톱 여배우들과의 만남이 떨리지는 않나. "매주 수요일은 정말 부담이 많이 되는 날이다. 전혀 모르는 사람과 인터뷰를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나와 다른 세계에 살 것 같은 여배우와 인터뷰를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정말 크다. 하지만 인터뷰를 끝내고 나면 항상 '아 여배우도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주변 동성 친구들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여배우는 누구였나. "이민정씨였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민정씨랑 친하다. 같이 술도 마시는 사이다. 민정씨가 '여배우 특집'에 출연했을 때 매우 편안한 마음으로 라디오 진행을 했다. 친한 동생의 생일파티에 갔다가 민정씨를 알게 됐다. 톱스타인데 그런 티가 전혀 안나는 친구다. 소탈하고 인간미 넘치는 친구다."
-연애를 할 때 어떤 스타일인가. "한 번 연애를 하면 오래 사귀는 편이다. 가장 오래 사귄 건 7년이다. 한 사람을 사랑하면 일도 못 할정도로 푹 빠지는 스타일이다. 예전에 사귀었던 친구에게 매일 만날 때 마다 꽃다발을 선물해준 적이 있다. 꽃집 아주머니는 내가 여러명의 여자에게 꽃을 선물하는 바람둥이인줄 알았다더라."
-결혼 계획은 없나. "왜 없겠나. 있다. 부모님께서 '다른 거 다 필요없다. 여자친구 좀 집에 데려와라'고 말씀하신다. 집에 데려갈 사람이 없는데 어떡하나. 할 수 없지."
-연말 계획은. "브라운아이드소울 콘서트가 있다. 외로워할 틈도 없이 스케줄이 빡빡하다.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