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적 시장에서 성남 일화의 움직임이 발빠르다. 성남은 윤빛가람과 한상운 등 대표급 선수들을 비롯해 연이은 선수 영입에 나섰다. 자유계약선수가 된 김정우의 재계약도 추진중이며 수준급 외국인 선수 계약에도 힘쓰고 있다. 자연히 팀 내 포지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웃고 있는 선수가 있다. 측면 수비수 홍철(21)이다.
홍철은 올해 축구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강렬하게 알렸다. 국가대표팀과 올림픽 대표를 오가며 차세대 대표팀 왼쪽 측면수비수 경쟁구도에 뛰어들었다. 월드컵 3차예선 첫 경기 레바논전에서 박주영에게 올려준 기막힌 크로스나 올림픽 2차예선에서의 동점골 등 인상적인 장면도 많았다.
소속팀에서도 신태용 감독의 신뢰 속에 미드필더와 수비수를 오가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홍철은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때는 뛰지 못해 올해 FA컵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자연히 홍철의 팀 내 입지도 부쩍 성장했다. 성남이 내년 소집해제 예정인 장학영을 트레이드로 보내는 등 홍철의 포지션인 왼쪽 측면 보강은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홍철은 "부담도 되지만 솔직히 내 포지션에 영입이 별로 없는 건 반가운 일"이라며 웃었다.
물론 좋은 기억들만 있는 건 아니다. 월드컵 예선 쿠웨이트전에서는 주전으로 나섰지만 수비에서 여러 차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팬들의 비난에 시달리기도 했다.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도 4표가 모자라 박원재(전북)에 밀리며 베스트 11 수상에 실패했다.
홍철은 "올해 내 평가는 10점 만점에 6점이다. 대표팀에서 욕을 너무 많이 먹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솔직히 그런 부분들이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다. 감독님도 공격 못지 않게 수비에 신경을 쓰라고 하신다. 수비도 좋은 선수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홍철의 내년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쁘다. 승강제가 본격 실시되는 K리그는 물론 AFC 챔피언스리그, 피스컵까지 치르는 등 경기 수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월드컵 예선은 물론 런던 올림픽 예선과 본선도 있어 대표팀까지 합치면 50경기 이상 뛰어야 할 수도 있다. 홍철은 "체력적인 면은 자신있다. 내년에는 욕 먹지 않는 플레이를 팬들에게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