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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유행어는?…‘멘탈붕괴’ ‘최선입니까?’
'이태리 장인이 한땀 한땀 만든 옷'
'최종 면접떨어지고 멘탈붕괴해서 술만 마셨어요.'
2011년 온·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군 유행어다. 신조어와 유행어는 쇼핑몰의 단골 선전문구가 되는 것은 물론 교실 급훈을 바꿔놓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몇몇 마니아가 사용하던 단어도 인터넷 상에서 퍼져 하나의 형용사처럼 쓰였다. 2011년을 휩쓴 '깨알같은' 유행어를 살펴봤다.
네티즌 입에 달고 산 '멘붕'
올해 네티즌이 입에 달고 살았던 유행어는 '멘탈붕괴(이하 멘붕)'. 인기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에서 최근 진행하고 있는 설문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멘붕은 정신을 뜻하는 '멘탈'과 '붕괴'를 합성한 말로 게이머들 사이에서 게임이 잘 안될 때 쓰이기 시작했다. 당황스러운 일이 터지거나 분노 때문에 평소와 같은 정신상태가 아니라는 뜻이다. 게임의 레벨향상에 실패하거나 뜻대로 일이 되지 않을 때도 '멘붕'이라고 말한다.
현빈·개그맨의 '최선입니까' '야, 안돼'
올초 종영된 SBS '시크릿 가든'의 현빈의 대사는 인기 유행어로 떠올랐다. 파란색 스팽글 장식이 된 트레이닝복을 '이태리 장인이 한땀 한땀 만든 트레이닝복'이라고 묘사한 대목은 각종 개그 프로그램의 소재와 온라인 쇼핑몰의 단골 선전문구가 됐다. '최선입니까? 확실해요?'는 광고계를 장악했으며, 한 고등학교의 급훈까지 바뀌었다. 대전의 J고등학교 박진(19)군은 "성적이 나올 때마다 선생님이 '최선이냐'고 매번 다그치시더니 아예 급훈이 됐다"고 말했다.
개그 프로그램의 대사도 빼놓을 수 없다. KBS의 '개그콘서트-비상대책위원회'에서 개그맨 김원효가 했던 '야, 안돼'는 진지한 질문에 달리는 짖궂은 댓글로 애용됐다. 또 '개그콘서트-애정남'에서 최효종이 했던 '애매합니다~잉'도 상사들의 애매한 지시를 받은 직장인들이 자주 썼다. 정형돈이 MBC '무한도전'에서 가수 지드래곤의 패션센스를 능가한다며 말한 '지디, 보고있나'도 인기 유행어다. 자신보다 훨씬 월등한 사람에게 애교성으로 반항할 수 있는 상황에 사용됐다.
'전원을 내려보았습니다'…언론 비꼰 유행어도
올해는 유난히 언론을 비꼰 말이 유행어로 회자되기도 했다. 지난 2월 MBC 뉴스데스크의 'PC방 전원 차단 실험'에서 나온 '인터넷 게임이 청소년의 폭력성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서 PC방의 전원을 내려보았습니다'라는 멘트가 유행어가 됐다. 화가 나는 게 당연한 일을 새삼스럽게 보도하는 게 웃겼던 것. 네티즌들은 '할아버지 두는 바둑판을 엎어보았습니다' '듣기평가 중 전원을 꺼보았습니다' 등 다양한 패러디물을 만들었다.
이외에도 스마트폰 방송으로 인기를 끈 '나는 꼼수다'에 등장한 '가카는 그럴 분이 아닙니다' '쫄지마' 등도 2011년 한 해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던 유행어였다.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배우 이종석이 부렸던 애교 ‘뿌잉뿌잉’도 순위에 올랐다. 양볼에 주먹을 부비며 ‘뿌잉뿌잉’애교를 선보이자 여자친구의 화가 누그러지고 직장 상사의 야근을 물리칠 수 있다는 후기가 돌면서 호감도가 급상승했다. 또 관련 이모티콘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2011 인터넷 인기 유행어 순위> ()는 유행어 출처
1. 멘탈붕괴 (야구·게임)
2. 가카는 절대 그럴 분이 아닙니다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3. 보고있나? (MBC ‘무한도전’)
4.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SBS ‘시크릿 가든’)
5. 간 때문이야 (차두리)
6. 나는 00다 (MBC '나는 가수다')
7. 뿌잉뿌잉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8. 야, 안돼 (KBS '개그콘서트-비상대책위원회')
9. 어렵지 않아요 (KBS ‘개그콘서트-사마귀 유치원')
10. 전원을 내려보았습니다 (MBC 뉴스데스크)
디시인사이드 설문조사
손예술 기자 [meister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