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데릭 로즈, 레이커스에게 블루 크리스마스 선사
데릭 로즈(시카고 불스)의 결승슛. 레이커스가 성탄절에 받아든 ‘기분 나쁜’ 선물이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4명의 수비 마크를 받는 속에서 무리하게 역전슛을 시도하다 고개를 떨궜다.
레이커스는 성탄절인 25일 열린 시카고 불스와 홈 경기에서 종료 4.8초 전에 로즈(22점)에게 9피트짜리 훅샷을 얻어맞아 87-88로 역전패했다. 코비는 손목부상에도 출전을 강행하며 28점을 올리는 투혼을 펼쳤지만 턴오버 8개로 볼 컨트롤에 문제를 보였다. 욕심을 부리며 시도한 그의 버저비터 역전슛은 루올 뎅에게 블락됐다.
간판센터 앤드루 바이넘의 4경기 출장정지, 라마 오덤의 트레이드. 여기에 코비의 손목부상까지 겹쳐 레이커스는 상처투성이로 시즌을 출발해야 했다. 프로 2년차 데븐 이뱅스와 자쉬 맥로버츠가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됐을 정도였다.
우려와는 달리 이날 이변이 기대됐다. 종료 3분45초 전까지 코비의 활약에 힘입어 오히려 11점 차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마지막 3분36초를 버티지 못했다. 이동안 레이커 멤버들이 5점만 올린 반면, 17점을 폭격당해 무릎을 꿇었다.
루올 뎅의 4쿼터 활약을 막지 못한 게 패인이었다. 뎅은 종료 45초를 남겨놓고 3점 플레이와 자유투 2개를 잇달아 성공시키는 등 4쿼터에만 9점을 올려 레이커스 격침에 앞장섰다.
레이커스의 신임 감독 마이크 브라운은 수비형 감독답게 후반에 불스의 슛 성공률을 25%(48개 중 12개 성공)에 머물게 했으나 로즈와 뎅의 클러치 플레이까지 막아내진 못했다.
파우 가솔(14점)의 부진도 레이커스의 발목을 잡았다. 4쿼터에 한점도 올리지 못했고 파울만 4개 범했다.
▶마이애미 히트 105-94 댈러스 매버릭스
단단히 벼렀던 것 같다. 지난 6월 댈러스와 NBA 파이널에서 뼈아픈 패배를 맛봤던 히트.
이날 개막전에선 3쿼터에 최대 35점 차로 달아나는 등 댈러스에 일찌감치 핵펀치를 날렸다. 르브론 제임스(37점 10리바운드 6어시스트)-드웨인 웨이드(26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 듀오가 창단 첫 우승 배너를 보고 미소가 가득했던 댈러스 팬들의 표정을 울상짓게 만들었다.
이들은 경기 내내 ‘쇼타임’ 농구의 진수를 선보이며 1쿼터부터 주도권을 틀어쥐었다. 한 번 득점이 타오르면 겉잡을 수 없었다. 1쿼터 12-0, 2쿼터 15-1, 3쿼터엔 14-0 런을 기록할 정도로 파이널 재대결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일방적이었다. 또 1쿼터엔 페인트존에서만 18점을 쓸어담아 댈러스 골밑을 초토화시켰다.
댈러스는 우승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다. 센터 타이슨 챈들러와 백업가드 J.J. 바레아의 공백이 컸다.
새로 영입한 전 레이커스 멤버 라마 오덤은 13분 동안 4점 4리바운드를 올린 뒤 심판에게 말 실수를 하다 퇴장 수모를 당했다. 션 매리언(12점)마저 왼 새끼 손가락 골절 부상을 입는 등 댈러스로선 디펜딩 챔피언답지 못한 시즌 출발이었다.
▶뉴욕 닉스 106-104 보스턴 셀틱스
카멜로 앤서니(뉴욕)가 매디슨 스퀘어 가든을 뜨겁게 달궜다. 리그에서 코비와 함께 최고의 클러치 슈터로 통하는 앤서니는 이날 올린 37점 가운데 4쿼터에만 17점을 쓸어담아 니커바커스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특히, 동점 상황이었던 종료 16초 전에 상대 파울을 유도한 뒤 자유투 2개를 모두 꽂아 승부를 갈랐다. 아마리 스타더마이어는 21점, 토니 더글러스는 19점으로 거들었다.
보스턴은 케빈 가넷의 동점 버저비터가 불발돼 분루를 삼켰다. 보스턴 스타 포워드 폴 피어스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라잔 론도가 31점 13어시스트로 분전했다.
로스앤젤레스=원용석 중앙일보USA 기자 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