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이 맞물린 12월은 항상 부산스럽다. 연이은 모임·약속에 몸은 술에 찌들기 마련이다. 한 해를 쉼없이 달려온 탓에 몸은 파김치가 되었을 지 언정 또 다른 한 해를 준비해야만 하는 것이 연말 연시이다. 그래서 재충전을 위해 지난 27일 강원도 속초에 있는 한화리조트 설악 쏘라노를 다녀왔다.
눈 덮인 설악산 줄기를 바라보며 따뜻한 온천물에 몸을 담가 피로를 풀고 밤에는 주변을 산책하며 여유를 즐겼다. 지난 7월 새 단장을 끝내고 새롭게 공개된 쏘라노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깔끔하고 산뜻했다. 서울에서는 느낄 수 없던 고요함이 처음에는 낯설기 까지 했다. 스키장도 좋고 눈꽃 트레킹도 설레지만 눈쌓인 노천온천에서 몸과 마음의 긴장을 푸는 것 역시 겨울에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워터피아, 국내 최초 ‘보양온천수’로 선정, 남녀노소 4계절 가능한 물놀이 시설 갖춰]
▶ 대자연 속에서 즐기는 노천 온천
한화리조트 설악에는 국내 최초로 보양온천으로 지정된 설악워터피아가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2009년 온천수의 수온·성분과 내부시설·주변 환경 등을 기준으로 설악워터피아를 건강증진과 심신요양에 적합하다고 평가해 보양온천으로 선정했다. 지하 680m 지점에서 하루 3000톤씩 용출되는 섭씨 49도의 천연 온천수는 피부와 전신의 피로를 풀어준다. 피부 미용은 물론 정신적 피로·불면증·고혈압 등에도 좋다고 한다. 지난 7월 설악워터피아 역시 새롭게 오픈했다. 부지면적은 기존 규모보다 1.5배가 늘어난 8만㎡(약 2만4000평)로 넓어졌으며 물놀이 시설도 12가지가 추가됐다.
쏘라노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설악워터피아는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물놀이 시설이다. 주요시설은 스파동과 아쿠아동으로 나눠져 있다. 스파동에는 온천사우나·옥외레저스파 등이 있다. 온천사우나에는 노천탕이 있는데 낮보다는 해가 지고 난 뒤가 더 운치 있다. 조명이 밝혀진 노천탕에 몸을 누이고 있으면 색다른 느낌이 들면서 몸의 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이다. 스파동 실내에는 파도풀이 있고 야외로 이어지는 유수풀과 수심 30cm의 유아풀 등 다양한 시설이 있어 겨울에도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옥외레저스파인 스파밸리에는 동굴사우나·웰핑스파·마운틴스파·레인스파 등 각기 다른 온도와 테마로 꾸며진 탕이 곳곳에 마련돼 있다. 구불거리는 길을 따라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숨어있는 스파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곳을 따라가다 보면 소곤소곤 거리는 말소리가 먼저 들린다. 아이와 함께 탕에서 온천을 즐기는 가족도 있고 나이 지긋한 노부부가 약간 떨어져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겨울 야외 스파가 좋은 이유는 한적한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름철에는 여기저기서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과 손님들로 북적거리지만 겨울 야외 스파는 조용하다. 몸을 깊숙이 따뜻한 온천 물에 담그고 얼굴만 빠끔히 내밀었다. 노곤해진 몸과는 정반대로 머리에는 찬 공기가 닿아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 수치료와 사계절 즐기는 놀이시설
아쿠아동에 있는 바데풀에서는 온천수를 이용한 다양한 수(水)치료를 경험할 수 있다. 허리·허벅지·종아리를 마사지해주는 하이드로포켓, 물의 부력과 바닥에서 분출되는 물줄기로 몸을 띄우고 스트레칭을 할 수 있는 플로팅, 벤치젯에서는 의자에 앉아 있는 편안한 자세로 허리·종아리·발바닥 등을 집중적으로 마사지 받을 수 있다. 넥샤워는 목·어깨 등의 경직된 근육을 집중적으로 풀어준다. 풀의 벽면에 설치된 노즐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강한 물줄기로 허리·허벅지·종아리·발목 등의 부위를 강하게 마사지하는 바디마사지도 개운하다.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놀이 시설도 있다. 실내에 위치한 메일스트롬은 약 17m 높이에서 50m의 슬라이드 관을 통해 추락하듯 빠른 속도로 하강하는 놀이 시설이다. 커다란 깔때기 모양의 메일스트롬은 멀리서도 시선을 끈다. 4~6인용 원형 튜브를 타고 강가에서 래프팅 하는 듯 한 스릴을 느낄 수 있다. 실외 물놀이 시설인 토렌트리버는 지난 7월 새롭게 선보였다. 전체 길이 235m의 대형 유수풀인 토렌트 리버는 기존의 유수풀과는 다르다. 급물살에 몸을 싣고 파도에 따라 떠내려가면서 스릴을 느낄 수 있다.
한화리조트 설악 본관이 1년 7개월간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지난 7월 쏘라노라는 이름으로 오픈했다. 쏘라노는 설악산 줄기를 병풍처럼 끼고 있고 먼 발치에 동해가 보이는 천혜의 자연 경관을 자랑한다. 유럽피안 스타일로 지어진 쏘라노는 옆으로 길쭉한 건물 구조다. 체크인·체크아웃 데스크가 있는 로비를 중심으로 좌우로 길게 객실이 들어차있다. 이탈리아 건축양식에서 볼 수 있는 토치형 출입구와 아치형 구조물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지극히 한국적인 자연경관에 파묻힌 유럽피안 스타일의 리조트가 어딘가 묘하면서도 조화롭게 느껴졌다.
객실은 네 가지 타입이 있다. 패밀리 형은 핵가족 혹은 커플이 이용하기에 적합한 원 룸 형 객실과 두 가구 이상의 고객을 대상으로 한 투 룸 형태의 객실로 구분했다. 로얄 형은 방과 욕실이 두 개씩 있는 구조와 세 개의 방과 두 개의 욕실을 갖춘 객실로 구성했다. 쏘라노를 둘러싸듯 구성된 주차장은 조경에 한껏 신경을 썼다. 객실 조망을 고려해 주차장 곳곳에 사이프러스 나무를 심고 조형물과 조명을 설치해 유럽식 정원을 떠올리게 했다.
이탈리아 대저택을 떠오르게 하는 이국적인 외관과 조경, 깔끔한 내부 인테리어도 훌륭하지만 쏘라노의 가장 큰 장점은 주변 자연경관이 주는 평화로움이다. 24시간 북적거리는 서울과는 다르게 쏘라노의 밤은 고요했다. 적막함이 낯설었는지 잠이 쉽게 오지 않았다. 따뜻한 차를 끓여 테라스로 나갔다. 영하로 떨어진 바깥 날씨였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서울보다 덜 춥게 느껴졌다. 찬 공기를 몇 번 들이마시고 내쉬었더니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한화리조트 설악은 겨울철 방문 고객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내년 2월 12일까지 워터피아 아쿠아동 이벤트홀에서는 매일 'PO(전문 엔터테이너) 마술공연과 타악공연'이 펼쳐진다. 마술공연은 오후 1시, 타악공연은 오후 3시에 진행되고 별관 설악홀에서는 매일 오후 8시에 'PO와 함께하는 웰컴파티'가 펼쳐져 비둘기 마술, 타악퍼포먼스 등 다양한 레크리에이션을 즐길 수 있다(매주 월요일 휴무).
쏘라노 로비에서는 내년 2월 12일까지 '클래식 작은 음악회'가 펼쳐진다. 매주 수요일만 제외하고 매일 오전 9·10·11시, 오후 2시에 공연이 있다. 오는 31일 자정에는 쏘라노와 별관 앞에서 새해맞이 불꽃놀이와 소원 풍선 날리기 이벤트도 진행된다. 또 내년 2월 말까지 야외 호수 위에서는 '라이브 팝' 이벤트가 펼쳐져 다양하고 신나는 음악을 즐길 수 있다. 033-630-5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