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관중이 엮은 중국 고서 '삼국지연의'의 '마속편'에는 촉나라의 승상 제갈량이 아끼던 장수 마속을 처형한 일화가 나온다. 명령을 따르지 않은 마속의 목을 베 군율을 세우는 본보기로 삼았다는 이야기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이라는 고사성어도 여기서 나왔다.
K-리그 공격과 수비에서 대표적인 외국인 선수였던 '모따신' 모따(32)와 '통곡의 벽' 마토(32)가 마속같은 처지가 됐다.
포항의 공격 첨병 모따는 집중력 저하로 인해 재계약이 불발된 케이스다. K-리그 최고의 용병 공격수로서 강철군단 포항의 공격축구를 완성할 주인공으로 주목받았지만, 정신적으로 방황하며 실망감을 안겼다. "브라질에 있는 가족들을 보고 싶다"며 종종 투정을 부렸고, 포항의 공격전술이 자신의 위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만을 표출했다. 황선홍 감독은 시즌 휴식기에 모따에게 휴가를 줘 브라질을 다녀오도록 허락하는 등 성심껏 달랬지만, 모따는 좀처럼 경기에 전념하지 못했다. 고심하던 황 감독은 결국 정규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대의명제를 이루기 위해 모따와의 계약기간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황 감독은 "기량만으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최고 공격수"라며 모따를 칭찬하면서도 "지금 포항은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집중하며 나아갈 선수가 필요하다"는 말로 재계약 포기의 배경을 설명했다.
수원 수비의 핵 마토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교체가 결정됐다. J-리그에 머물다 올 시즌 수원으로 복귀한 뒤 변함없는 팀 공헌도를 기록했지만, 움직임이 느린데다 역습 상황에서 시도하는 전진패스의 정확성이 떨어져 구단 관계자들의 애를 태웠다. 수원은 마토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크로아티아계 호주 수비수 에디 보스나르(31)를 데려왔다. 193cm의 장신인데다 왼발잡이라는 점에서 마토와 비슷한 점이 많다. 여기에 민첩성과 패스 정확성을 추가 장착했다. 윤성효 감독은 "수원은 2012년 정규리그 우승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면서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팀 개편은 필수적이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