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축구대표팀이 태국에서 7회 연속 본선행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15일 오후 9시(이하 한국시간)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태국 A대표팀과의 킹스컵 1차전이 무대다.
준비 기간은 짧았다. 이달 초 일본 오키나와에서 엿새 동안 훈련했지만, 체력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했다. 태국에 건너온 12일부터 본격적인 전술훈련을 시작했으니 사흘 정도 발을 맞춰보고 경기에 나서는 셈이다.
부담은 없다. 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2위로, 32위인 한국과 견줘 한 수 아래다. 상대가 A대표팀으로 맞선다지만 한국 올림픽팀 멤버들 중 다수가 조광래 전 감독 시절 A대표팀에서도 활약한 바 있어 실력과 경험 모두 뒤지지 않는다.
홍명보(43) 감독 또한 느긋하다. 그는 일본 출국 직전인 5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킹스컵은 성적에 연연하지 않겠다.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전술적으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 말한 바 있다.
킹스컵 참가팀들 중 최약체로 꼽히는 태국과의 경기는 홍 감독이 향후 추진과제로 설정한 '공격축구'를 마음껏 실험할 기회이기도 하다. 김보경(23·세레소 오사카), 조영철(23·오미야 아르디자), 윤빛가람(22·성남), 백성동(21·주빌로 이와타) 등 이제껏 올림픽팀에서 공격 전술을 이끌어 온 주축 멤버들이 전원 출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홍 감독은 태국전에서 이들을 고르게 활용하는 한편, 수비라인을 더욱 끌어올리고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 횟수를 늘리는 방법으로 공격력을 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tip) 킹스컵은...
1968년 태국에서 창설돼 44년간 이어 온 전통의 축구대회. 한국은 이 대회에서 통산 9차례 우승(공동우승 2회 포함)해 개최국 태국(12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우승했다.
지금은 폐지된 박스컵(대통령배), 메르데카컵 등과 함께 1980년대까지 '아시아 3대 대회'로 명성을 떨쳤으나 이후 월드컵·아시안컵 등의 비중과 관심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권위가 축소됐다.
한국은 80년대 후반부터 대학팀, 대학선발팀 등을 출전시켜왔다. 70년대 대표팀 멤버로 킹스컵 무대를 밟은 바 있는 김진국 대한축구협회 전무는 "킹스컵은 한때 한국축구가 중시한 도전과제였다. 이젠 올림픽대표팀의 연습무대로 전락한 모습에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