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영화 '퍼펙트 게임'을 보러 갔다. 사실 재밌는 영화도 연예인들은 평소 알고 지내는 지인들이 나오는 터라 몰입해서 보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데 같은 미용실 다니는 조승우님과 MC들에게 기피 대상 1호인 단답 양동근 옹께서 워낙 연기를 잘해서 웃음 빵빵!!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감동 까지 받으려는 찰나….내 세 줄 앞의 여인네가 핸드폰을 꺼낸다. 어두운 극장이라 갑자기 확 밝아진 느낌. 그 유명한 카카오톡 일명 카톡이다. 이눔의 카톡질이 끝나질 않는다. 애써 안 보려고 손으로 그쪽을 가리는데 내가 왜 이러고 봐야 하나 싶다. 그 여인. 끊는다. 다행. 5분 뒤 다시 카톡 시작. 대박은 그게 전염인지 다른 여성 두 명이 폰을 꺼내 카톡을 시작한다. 스포츠 영화라 재미가 없어서 그러나 보다 하고 이해하고 싶지는 않다. 급한 일이 있으면 차라리 나가는 것이 옳다.
지난 토요일 부산에서 서울 오는 KTX. 모두가 조용히 잠드는 분위기의 밤 기차. 무진장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 빨리도 안 받는…. 그러다 받아서 억센 경상도 사투리로 일장 연설을 하시는 아저씨. 5분 뒤 다른 아주머니. 너무 심하다 싶어 다른 분이 조용히 하자고 항의하자 끊는다. 그러고는 다시 벨. ㅠㅠ 이거 운전면허처럼 기능 시험 보고 폰 지급해야 하는 거 아닐까 싶다. 그쯤 되면 진동 모드 모르는 거다.
극장에서 직접 연기하는 배우들은 요즘 객석의 폰 촬영으로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좋아하는 가수 공연장에 비싼 돈 내고 가서는 폰으로 녹화 하느라 액정만 보고 있는 사람도 꽤 많다. 인터넷으로 보지 뭐 하러 갔슈~.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을 초청해서 여는 골프 대회. 티샷을 치는 곳에서 항상 나오는 장면이 있다. 선수들이 제발 조용히 해 달라고 부탁하다 지쳐 화를 내는 장면이다.
예전에는 사진 기자의 셔터 소리가 문제였으나 이제는 구경하는 갤러리의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여기보세요~찰칵!!" 소리에 선수들이 방해를 받는 것이다. '뭐 프로가 그딴 작은 걸로 그래' 할지 모르지만 나중에 골프를 배워보면 지나가는 나비도 신경 쓰이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 점에서 그 많은 야유와 욕설이 난무하는 야구장에서 던지고 치는 선수들은 참 대단하다. 골프처럼 멈춘 공도 치기 어려운데 겁나 빨리 움직이는 공을 치다니….
뉴욕 맨해튼 링컨센터에서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시간에 갑자기 울린 휴대전화 벨소리 때문에 연주가 멈춘 사태가 발생 했다. 주인은 자기 것이 아닌 것처럼 버티다 지휘자가 꺼 달라는 이야기를 하고 나서야 전화기를 껐다.
그러나 영화고 골프고 공연이고 이미 전화기로 인한 방해는 감동의 리듬을 끊게 만든다. 실수로 켜 놓은 사람은 상당히 미안해한다. 그건 벨이 울린 사람의 표정과 행동을 보면 상대가 안다. 그러나 너무도 뻔뻔하게 켜고 통화까지 하는 사람은 공공의 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