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이 주연을 맡은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감독 윤종빈)는 2일 개봉후 나흘 만인 5일 100만 관객 돌파를 예약했다. 전날인 4일 하룻동안만 37만 5861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을 모았다. 이날까지 누적관객수는 74만 1494명. 5일 오후까지 100만 관객 돌파는 거뜬한 추세다. 예매율도 떨어지지 않고 있어 흥행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관객 및 평단의 반응도 좋다. 탄탄한 내용과 연출력은 물론이고 극중 최민식과 하정우가 일으키는 시너지 효과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영화 속 최민식을 두고 '전성기 시절을 다시 보는 것 같아 반갑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부패 공무원에서 폭력조직의 보스로 떠오르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대체할 배우를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최민식이 대중들 사이에서 이 정도로 주목받은 건 2005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최민식은 '주먹이 운다'와 '친절한 금자씨' 등 두 편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충무로 톱스타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올드보이'의 열풍이 이어지고 있을 때라 존재감이 남달랐다. 송강호와 함께 배우들이 꼽는 롤모델 1위를 다퉜고 충무로 제작자 사이에서는 캐스팅 '0순위'였다. 하지만, 2005년을 기점으로 공백기가 길어졌다.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운동의 중심에 섰던 게 문제가 됐다. 고액출연료 논란까지 불거졌고 준비중이던 영화의 제작이 무산되는 등 악재가 이어졌다.
복귀작으로 선택한 작품은 2008년에 공개된 저예산 영화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 소신을 가지고 출연한 예술영화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지지는 못했다. 2년뒤 연쇄살인마 역할을 맡아 야심차게 내놓은 상업영화 '악마를 보았다'는 잔혹성 논란에 휩싸여 기대만큼의 흥행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충무로의 한 관계자는 "공백이 길어지면서 '최민식의 시대는 갔다'는 말이 나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든 기회만 잡으면 다시 정상에 오를거라는 기대감이 있었다"면서 "마침 한석규·신하균 등 동시대에 활동하던 배우들이 다시 전성기를 누리는 시점에 최민식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는 게 주목할만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