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은 12일 오후 호주 시드니의 시드니올림픽파크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뉴사우스웨일스 스테이트오픈 수영대회 마지막 날 남자 자유형 1500m 경기에서 14분47초38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1위를 차지했다. 종전 한국기록은 박태환 자신이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우승 당시 세운 14분55초03이다. 박태환은 5년 2개월 만에 열린 이번 대회에서 이 기록을 7초65나 앞당겼다. 자유형 1500m 아시아기록은 쑨양(중국·14분34초14)이 갖고 있다. 박태환은 훈련 성과 점검차 나선 이번 대회에서 3관왕(자유형 200m·400m·1500m)에 올랐다.
박태환은 지난해부터 '장거리 선수'에서 '스프린터'로 변신을 꾀했다. 그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만 해도 국제대회에 나설 때마다 자유형 1500m에 꾸준히 참가했다. 그러나 도하 아시안게임 이후 자유형 1500m 기록은 하향곡선을 그렸다. 2010년부터 박태환을 전담지도하고 있는 마이클 볼(호주) 코치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회 도중 "박태환이 100m부터 1500m까지 모두 뛰는 것은 우사인 볼트가 100m부터 마라톤까지 모두 뛰는 것과 같다"며 박태환의 1500m 출전을 만류했다. 박태환은 지난해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 때 자유형 1500m에 출전하지 않았다.
이처럼 박태환은 단거리와 중거리 훈련에 집중하는 와중에 자유형 1500m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파워와 스피드 위주의 단거리 훈련을 하면서도 지구력이 전혀 저하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7월에 열리는 런던올림픽 전망도 한층 밝아졌다. 이번 대회 자유형 1500m 금메달로 지구력이 정상 궤도에 올랐음을 확인한 박태환은 앞으로 턴과 잠영을 세밀하게 보완할 예정이다.
한편 박태환은 이날 열린 자유형 50m 결승에서는 22초74로 레이스를 마쳐 3위를 차지했다. 예선 기록을 0.04초 줄였지만 호주의 매튜 어부드(22초34)와 지난해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100m 금메달리스트인 제임스 매그너슨(22초65)을 따라잡지 못했다. 새해 첫 전지훈련을 마무리한 박태환은 13일 귀국해 16일 단국대 졸업식에 참여한 뒤 19일 다시 호주 브리즈번으로 출국해 훈련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