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는 23일 전주에서 열린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98-85로 이겼다. KCC는 리그 최장신 센터 하승진(221㎝·16점)과 새 파트너 자밀 왓킨스(204㎝·19점)가 35점을 합작했다.
KCC는 이번 시즌 내내 득점력이 좋은 포워드 디숀 심스를 외국인 선수로 썼다. 심스는 빠르고 공격력이 좋지만 높이가 약했다. 하승진이 부상으로 빠지기라도 하면 KCC는 높이에 구멍이 뚫렸다. 이런 약점 탓에 우승후보로 꼽혔던 KCC는 정규리그 4위에 머물고 있다.
KCC는 플레이오프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모험을 택했다. 지난 16일 심스를 퇴출하고 왓킨스를 영입했다. 왓킨스는 2004-2005 시즌부터 세 시즌 동안 동부에서 뛴 적이 있다. 동료들과 고스톱을 즐길 정도로 한국 문화를 잘 알고 있고, 동부에서 우승도 경험했다.
허재 KCC 감독은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새로운 '트윈 타워'를 마음껏 실험했다. 정규리그 2위를 확정한 KGC인삼공사는 이날 오세근, 양희종 등 주전을 기용하지 않았다.
허 감독은 전반까지 하승진과 왓킨스를 동시에 기용했다. 둘 다 정통센터라서 호흡에 문제가 있을 것이란 걱정을 비웃듯 이들은 골밑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왓킨스는 골밑에서 순간적으로 동료에게 공을 빼주는 패스를 앞세워 하승진의 플레이를 살렸다.
하승진과 왓킨스 모두 정통 센터인 덕분에 더블 포스트 대신 싱글 포스트 전술을 써도 위력적이었다. 3쿼터에는 하승진, 4쿼터에는 왓킨스만 골밑을 지켰다. KCC는 후반 전태풍(21점·6도움) 위주로 스피드가 살아나면서 순식간에 점수를 벌려 일찌감치 승리를 굳혔다.
인천에서는 홈팀 인천 전자랜드가 최하위 서울 삼성을 88-73으로 이기고 5위로 올라섰다. 한편 이날 전주와 인천 경기까지 이번 시즌 프로농구 252경기에서 총 109만1030명의 관중이 농구장을 찾아 역대 정규리그 최다관중 신기록(종전 108만4026명·2008-2009 시즌)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