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에 발표한 앨범 '혼자서' 이후 꼭 17년 만이다. 소식이 들리지 않아 결혼해서 애낳고 잘 살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낳았다. 하지만 그는 아직 솔로다. 또 마이크는 한 번도 놓지 않았다. 1989년 대학가요제 대상으로 화려하게 데뷔했고, '너를 사랑하고도'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여가수. 새 싱글 '그 사람'을 발표하기까지 그녀의 숨겨둔 17년을 들어봤다.
-17년간 어떻게 지냈나.
"노래는 꾸준하게 불렀다. 사기를 당했거나, 결혼·이혼을 한다는 관심을 끌만한 이야기가 전혀 없었다. 워낙 심심하게 살아서 토크쇼 출연을 고사했다. 그러다 보니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 같다. 앨범을 내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집에 좋지 않은 일이 있었고, 사무실 문제도 있었다. 좋은 곡이 나와도 홍보가 되지 않아서 망하는 상황 때문에 비관적이었다."
-노래는 어디서 불렀나.
"이벤트성 조인트 콘서트를 많이 했다. 미사리에서도 4년 정도 노래했다. 라이브 카페가 전성기이던 시절이다. 재미있었다. 업소라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점점 노래를 들으러 오더라. 당시에 인기로는 박강성이 1등이었을 거다. 인순이·심수봉 선배도 자주 출연했다."
-2012년 새 앨범을 발표한 이유는.
"7년 전부터 준비만 해 오다가 작년에, '지금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 내가 직접 제작하고 싶었다. 곡 섭외부터 시작해서, 녹음실 잡고, 앨범을 만들고 홍보까지 발로 뛰었다."
-유리상자 박승화가 곡을 줬다.
"공연에서 몇 번 만나 친해졌다. 나 혼자 고군분투 하는 것을 보더니 '내가 한곡 줄까'라고 묻더라. '사랑은 언제나 이별보다 느리다'라는 곡을 선물이라며 주는데 고마웠다. 박승화가 터프하게만 보이지만 배려심도 있고 무척 감성적이다. 그의 색깔이 잘 묻어난 곡이 나왔다."
-주변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좋다는 의견이다. '노래가 조금 약하다'라는 지적을 제일 걱정했는데 그 깐깐하다는 이상우 선배도 너무 좋다고 칭찬해줬다."
-'너를 사랑하고도'는 인기 리메이크 레퍼토리다.
"조성모·서영은·이은미 등 꽤 된다. 한 번은 동남아 가수도 취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싫지 않고 흐뭇하다. 똑같은 노래지만 가수와 편곡에 따라서 전혀 다른 곡이 나온다. 생명력이 더 길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오리지널이 제일 좋다는 소리는 당연히 듣고 싶다."
-그 곡을 넘어서는 히트곡이 없다.
"'국민가요'라고 할 만한 곡이 히트하고 나면 그 뒤에 곡을 발표하기가 정말 힘들다. 노사연 선배를 봐라. '만남' 이후에도 좋은 곡이 많았지만 넘어서지 못했다. 곡이 나빠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너무 큰 곡이 버티고 있으면 뒤의 곡들은 치이는 것 같다."
-오디션 프로그램 원조 우승자다.
"'대학가요제'가 최초의 오디션 프로그램이었으니 난 원조 허각인 셈이다. 하하. 오디션 프로그램을 가끔 보면 '나도 저런 프로그램에 나갔었구나, 떨리겠지만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흐뭇하다."
-대학가요제 인기가 예전만 못한데.
"예전엔 대학가요제에 나가려고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런데 나도 1993년 전람회가 대상을 받은 이후로는 챙겨보지 않았다. 실력 있는 친구들은 중학생 때부터 소속사 들어가 트레이닝을 받지 않나. 가요제에 참가하는 대학생의 실력이 그들에 비해 못한 것이 이유다."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는.
"독신주의는 아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다보니 아직 싱글이더라. 그 흔한 선·소개팅 한 번 해보지 않았다. 결혼은 인연인데 아직 인연을 만나지 못했고,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지금 나이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어울리는 친구들은.
"강수지·신효범 언니와 친하고 박영미는 친구다. 세 사람 다 성격이 시원시원하다. 특히 효범 언니는 여장부 스타일에 거의 남자라고 보면 된다. 그러고 보니 넷 다 지금은 솔로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