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예능 독주체제를 굳히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KBS와 MBC가 파업여파로 정상방송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지난달 24일 방송된 SBS '붕어빵'은 전국시청률 13.1%(AGB닐슨미디어리서치)로 토요일 방송된 지상파 3사 예능프로그램중 1위를 차지했다. 이어 31일에도 MBC '세상을 바꾸는 퀴즈'와 11.5%로 동률을 이루며 공동 1위에 올랐다. 토요 예능 전체 1위를 유지하던 MBC '무한도전'이 지난 1월 30일 MBC 총파업 시작 이후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일요일 저녁 예능 프로그램 경쟁체제에도 변화가 생겼다. MBC '우리들의 일밤'이 파업 시작후 외주제작사 프로그램을 편성해 코너를 꾸리면서 5%대 미만의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KBS 2TV '해피선데이'까지 스페셜 방송을 내보내 SBS의 독주를 부추겼다. 1일 SBS '일요일이 좋다'의 두 코너 '런닝맨'과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는 각각 16.7%·19.5%로 동시간대 만년 1위 '해피선데이'를 따돌렸다. '일요일이 좋다'가 1위를 차지한 건 주요 코너 '패밀리가 떴다' 시즌1이 큰 인기를 누리던 2008~2009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 '해피선데이'는 '남자의 자격'과 '1박2일' 등 두 코너 모두 이미 종료된 방송의 녹화분을 재편집해 내보냈다. '남자의 자격'이 8.0%, '1박2일'도 16.0%까지 떨어진 것은 물론이고 '제대로 된 스페셜 방송도 아니고 재방송에 불과했다'는 원성까지 들어야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KBS와 MBC의 파업이 길어질수록 SBS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밖에 없다. 프로그램 자체의 퀄리티가 떨어진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재미와 완성도를 갖추고 있어 한번 유입된 시청자들을 쉽게 놓치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특히 SBS는 이 기회를 틈 타 '힐링캠프' '고쇼' '정글의 법칙2'까지 내세우고 있다. 이대로라면 파업이 끝난 후에도 경쟁사의 SBS 따라잡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