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은 14~15일 이틀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홀에서 열린 '넬 컴백 콘서트 더 라인즈'를 통해 45개월만에 5000여 팬들과 만남을 가졌다. 이들은 2008년 11월 공식적인 활동을 마치고 군입대 등을 이유로 4년간 흩어져 있었다. 그 때문인지 45개월만에 펼쳐진 공연은 더욱 뜻깊었다.
'인 데이즈 곤 바이'를 시작으로 '고'와 지난 10일 내놓은 정규 5집 타이틀곡 '그리고 남겨진 것들'까지 감성 연주를 시작했다. 이후 히트곡 '뷰티풀 스트레인저' '다운' '스테이' '굿나잇' '1분만 닥쳐줄래요'로 무대를 달궜다.
넬은 "4년 전 아니 정확히 3년 9개월 전에 이 장소에서 콘서트를 했다. 하지만 감회가 새롭지는 않다"는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팬들이 오랜 시간 기다려줘서 감사하며 지금 이 곳은 우리들만의 '섬' 같다"고 자리를 꽉 채운 관객들에게 감사의 말을 건넸다. 팬들은 무언가에 홀리기라도 한듯 두 시간 내내 일어서서 호흡을 맞췄다. 보컬 김종완의 손짓 하나하나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이날 공연에는 반가운 손님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같은 소속사 후배인 7인조 인피니트와 '그리고 남겨진 것들' 뮤직 비디오에서 열연한 배우 이민기도 공연을 보러 왔다. 최근 SNS를 통해 '넬앓이'에 빠졌다고 말한 정려원과 노을의 강균성도 자리했다.
4년만에 돌아온 멤버들은 외모뿐 아니라 나이도 바뀌어 있었다. 모두들 20대에서 30대로 '껑충' 뛰었다. 김종완은 나이를 의식한 듯 "체력이 부족해 연속 세 곡 이상은 무리다"는 농담으로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무대의 하이라이트는 5집에서 먼저 공개한 '클리프 퍼레이드'였다. 강렬한 비트와 록사운드가 색색의 레이저 조명과 어우러져 한 편의 3D 영화를 보는 듯한 효과를 낳았다. 이후 '백색왜성' '믿어선 안될 말' '기억을 걷는 시간' '마음을 잃다'로 공연을 이어갔다.
넬의 공연은 기존의 공연과 다른 점이 많았다. 전체 관객의 70% 이상이 여성이었다. 부산·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넬을 보기 위해 당일 올라온 사람들도 많았다. 또 정장에 힐을 신은 직장 여성도 많았지만 터져 나오는 사운드에 신발을 벗고 소리지는 등 일반 콘서트에서는 보기 힘든 진풍경을 연출했다.
넬은 말을 최대한 아꼈다. 45개월동안 참아온 내공을 음악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았다. 공연은 막바지에 다다랐고 김종완은 마이크를 집더니 "보고싶었습니다"는 말로 끝인사를 알렸다. 관객들은 앵콜 무대가 끝난 후에도 여운에서 쉽사리 벗아나지 못해 자리를 떠나지 않는 모습이었다.
넬은 "앞으로 패러디 공연을 비롯해 다양한 모습으로 자주 찾아오겠다"고 향후 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정규 5집 '슬립 어웨이' 수록곡은 음원 차트 상위권을 휩쓸며 인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