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박찬호(39·한화)와 윤석민(26·KIA)의 맞대결이 이뤄지지 않을까. 22일 광주에 비가 온다면 가능성이 있다.
선동열(49) KIA 감독은 19일 "팀에 부상 선수들이 많아 걱정이다. 비가 와서 하루라도 쉬면 좋겠다. 일요일(22일)에 비로 경기(광주 롯데전)가 연기되면 윤석민을 화요일(24일 광주 한화전)에 등판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말 광주 지역에는 21일 비가 내린 뒤 22일에는 흐린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돼 있다.
윤석민은 지난 17일 목동 넥센전에서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나흘 휴식 후 22일 등판할 예정이다. 그러나 선 감독은 "가급적 윤석민을 하루라도 더 쉬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석민이 이전 등판인 11일 광주 삼성전에서도 8이닝까지 던졌기 때문에 체력 안배를 해주기 위해서다.
선 감독의 기대대로 22일 경기가 우천 연기되면 24일엔 윤석민이 박찬호를 만날 확률이 높다. 18일 청주 LG전에서 던진 박찬호가 닷새 휴식 후 24일 KIA전에 등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둘의 맞대결을 피할 이유는 전혀 없다. 팬들에게 재미 있는 대결 카드가 될 것"이라며 웃었다. 박찬호가 지난 두 경기에서 잘 던지긴 했지만, 최강 에이스 윤석민이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둘을 맞붙일 생각인 것이다.
만약 24일에도 비가 온다면 어떨까. 경기가 하루 밀리면 25일엔 한화의 '슈퍼 에이스' 류현진(25)의 등판도 가능하다. 류현진은 19일 LG전에 등판했다. KIA는 변함없이 윤석민을 낼 것이다. 윤석민-류현진의 맞대결 가능성에 대해 선 감독은 "그렇게 되는가? 그럼 나랑 (최)동원이 형의 맞대결처럼 되는 건가"라며 껄껄 웃었다.
지난겨울 해태 선동열과 고(故) 롯데 최동원의 1승1패 후 무승부 대결을 그린 영화 '퍼펙트게임'이 개봉해 인기를 끌었다. 이때 선 감독은 "로테이션이 서로 맞는다면 윤석민-류현진 맞대결을 피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생각은 지금도 유효하다.
22일 비가 와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따르지만 윤석민-박찬호 또는 윤석민-류현진의 맞대결 가능성이 생겼다. 우천 연기를 싫어하는 야구 팬들도 22일만큼은 비를 기다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