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보이 그룹에 실패라는 말은 없다. 수백명의 연습생 중 원석만 골라 스타로 만들기 위해 갈고 닦기를 십수년. 그렇게 준비된 아이돌 그룹은 SM이라는 거대 회사의 기획력을 바탕으로 단 1년이면 최고 스타가 된다.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그룹 엑소-K(수호·디오·카이·찬열·세훈·백현)가 첫 미니앨범 '마마'로 데뷔했다. 음반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기세가 선배들 못지않다. 중국 시장까지 겨냥한 차별화된 전략도 눈에 띈다. 12명 멤버를 6명씩 쪼개 엑소-K와 엑소-M으로 나눴다. 쌍둥이 그룹으로 같은 노래와 안무로 양국에서 동시 활동한다. 엑소는 태양계 외행성을 뜻하는 엑소플렌트(EXOPLANET)에서 따왔다. 미지의 세계에서 온 새로운 스타라는 의미. 엑소-K는 "십여 년 넘게 선배들이 갈고 닦아놓은 SM 성공 신화를 행여 우리가 망치지 않을까 걱정 된다"면서도 "우리 팀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유니크'다. 선배들과는 차별화된 모습과 전략으로 꼭 성공하겠다"고 당찬 각오를 전했다.
-데뷔 한지 3주가 지났다.
"첫 주에는 굉장히 긴장해서 카메라도 찾지 못했다. 퍼포먼스에서도 크고 작은 실수가 많았는데 이제는 조금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다행히 열심히 준비했던 모습들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됐다."(수호)
-가장 기뻤던 순간은.
"첫 무대에 섰을 때다. 7년 동안 연습하면서 가장 기다려왔던 무대였다. 그만큼 좋았고 의미도 있었다. 항상 무대 올라가기 전에 '엑소-K 사랑하자'라는 파이팅을 외친다.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진이 다 빠져서 다리가 후들거렸다. 부모님도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백현)
-무조건 잘 돼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을 것 같다.
"SM 엔터테인먼트에서 나온 아이돌 중 실패한 케이스가 없다. 그 선배들이 길을 잘 닦아 놔서 우리가 편하게 데뷔할 수 있는 것 같다. 행여 우리가 그 성공 신화를 망치지 않을까 그런 부담감이 있다. 하지만 '100일 온라인 프로모션'을 하면서 많은 용기를 얻었다. 해외 팬들을 보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카이)
-데뷔곡부터 굉장히 강렬하다.
"유영진 이사님이 직접 쓴 곡으로 굉장히 오래간만에 나온 SMP(sm performance) 스타일이다. 이 곡을 듣고 동방신기 선배의 첫 데뷔가 떠올랐다는 분들도 있고, 신선하다는 분들도 있다. 아무래도 최근 보이 밴드들이 굉장히 귀엽고 깜찍한 음악을 들고 데뷔하는 추세라, 강렬한 곡에 더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 오케스트라 사운드의 웅장한 느낌이 좋다."(세훈)
-퍼포먼스도 굉장하다.
"차별화에 중점을 뒀다. 곡 자체가 웅장한 느낌이라, 퍼포먼스도 크고 굵게 가자고 했다. 한 달 정도 연습했는데, 정말 잠자고 먹는 시간 말고는 춤에만 매달렸다. 카이가 연습할 때나, 무대에서도 중심에서 균형을 잘 잡아줬다."(수호)
-가사에서 인터넷 문화를 비판했다.
"악성 댓글을 비판했다. 적당한 수준이면 충고라고 받아들이지만, '익명의 가면'을 쓰고 심한 댓글을 다는 것은 없어져야 된다. 우린 아직 '악플'은 보지 못했다. 짬이 날 때 마다 한 번씩 보는데 아직은 팬들이 귀엽게 봐 주시는 것 같다."(카이)
-소속사 선배들이 조언도 해주나.
"동방신기 유노윤호 선배가 첫 방송을 보고 일본에서 전화를 주셨다. 스피커폰을 켜놓고 긴장한 채로 들었는데 몸동작·표정 하나하나 세심하게 조언해줬다. 가장 인간적인 선배라고 생각한다."(디오)
-SM 연습생 출신으로 회사 자랑을 해보자면.
"일단 밥이 공짜다. 하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실력있는 보컬·댄스 선생님이 장르별로 즐비하다. 하나하나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 먼저 데뷔한 선배들 보면 예절이 바른 것으로 소문이 나지 않았나. 회사에서 기본예절 교육을 받기 때문이다. '방송 스피치' 시간이 있는데, 기본예절부터 임기응변까지 배운다."(세훈)
-쌍둥이 그룹으로 데뷔했다.
"처음 이야기를 듣고 참신다고 생각했다. 남들과 다르다는 생각에 자부심도 가졌다. 처음부터 연습도 같이해서 말만 쌍둥이가 아니라, 진짜 한 팀 같다. 선의의 경쟁도 할 수 있다. 춤 연습한 영상을 찍어서 모니터해 준다. 서로 지적해주면서 실력이 좋아진 것 같다."(찬열)
-멤버들 특기 자랑을 해보자면.
"춤꾼 소리를 들었다. 댄스 대회만 나가면 대상을 받았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발레를 배워서 원래 무용수를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신화 선배가 춤추는 것을 보고, 가수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됐다."(카이)
"배우 송중기를 닮아서 '보급형 송중기'라는 소리를 듣는다. 일상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송중기라는 뜻이 란다. 하하. 고등학교 때는 밴드 음악을 했다. 부천시 록페스티발에서 상도 받았다. 팝 가수 자미로콰이나 마룬5 같은 음악을 좋아했다."(백현)
"중학교 때까지 반에서 2~3등 정도 했을 정도로 공부를 잘했다. 고등학교를 다니면서는 연습생 생활과 병행하느라 공부를 놓았다. 그래도 예체능하는 친구들 중에서는 제일 잘한 편이었던 것 같다."(수호)
-올해 목표는.
"신인상을 받는 것이다. 일생일대에 단 한 번 받을 수 있는 상이라 꼭 받고 싶다. 회사 선배들은 다 받았는데 우리만 못 받을까봐 걱정이다."(수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