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의 테베즈(28)는 ‘캡티 박’ 박지성(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친구다. 리그 1위 자리를 두고 맞붙은 지난 1일 맨체스터 더비에서도 경기 전 두 사람은 환하게 웃으며 포옹했다. 두 팀 간 흐르던 팽팽한 긴장감도 둘의 우정 앞에선 스르르 녹아버렸다.
그런데 박지성만 테베즈의 절친은 아니다. K-리그에도 테베즈의 친구가 있다. 대구FC의 지넬손(26)이다. 지넬손은 10대 시절이던 2004년 브라질 명문 코린티안스에서 2년 동안 테베즈와 한 솥밥을 먹었다. 당시 유망주였던 지넬손은 이미 팀의 에이스였던 테베즈와 발을 맞추며 골을 합작했다. 브라질 청소년 대표를 지낸 지넬손은 어린시절부터 시야가 넓고 창의적인 플레이에 능했다. 2005년 1군에 올라서자 마자 4골 13도움(33경기)으로 특급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공격수 테베즈는 코린티안스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2006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했다.
올 시즌 K-리그로 이적한 지넬손은 처음 적응에 애를 많이 먹었다. 빠른 경기 템포, 거친 몸싸움. 개인기를 위주로 다소 느슨한 경기를 하는 남미와는 달라도 한참 달랐다. 그는 “이런 환경을 이겨내지 못하면 한국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첫해라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정말 크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각오를 단단히 다졌다. 특급 유망주였지만 부상으로 공백기를 거치며 마음 고생을 한 만큼 축구에 대한 자세는 누구보다 진지했다. 대구의 한 관계자는 “장난기 넘치는 얼굴과 달리 매사에 성실하고 진지하다”고 귀띔했다.
에닝요(전북 현대)가 귀화를 하려는 것에 대해선 같은 브라질 출신이 만큼 관심이 많았다. 그는 “에닝요는 충분히 실력이 있는 선수다. 오랜 한국 생활로 한국 문화와 축구에 대해서도 잘 알 거라고 생각한다”며 긍적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넬손은 ‘비빔밥’ 마니아다. 운동장에선 송제헌, 송창호 등 젊은 한국 선수들과 장난치는 것도 좋아한다. 아직 귀화에 대해 생각할 단계는 아니지만, 한국 생활엔 빠르게 적응했다.
12일 대구와 맞붙는 부산엔 브라질 수비수 에델(28)이 있다. 에델도 유명 선수와의 연이 있다. 지난 2009년 "'악동'를 아드리아누를 상대해 수 차례 공격을 막았다"고 했다. 이날 부산 아시아드에서는 브라질 공격수와 브라질 수비수의 대결이 펼쳐진다. 삼바 축구와 수비 축구의 대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