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을 털고 복귀한 두산 불펜 투수 정재훈(32)이 남은 시즌 각오를 밝혔다. 정재훈은 잠실 롯데전이 열린 25일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훈련을 마친 뒤 만난 정재훈은 "인터뷰가 너무 오랜만이라 어색하다"며 "새 부대에 새 술이 담긴 기분이다. 감독님도 바뀌었고, 신인 선수들도 처음 얼굴을 봤다"고 멋쩍어했다. 그러나 이내 "(두산의) 경기를 TV로만 지켜봤다. 다들 잘하고 있어서 '나도 빨리 같이 경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많이 들었다. 늦게 돌아온 만큼 아프지 않고 올 시즌 끝까지 던지겠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정재훈은 2005년 세이브왕(30개), 2010년 홀드왕(23개)을 차지하는 등 두산 마운드에서 없어서는 안될 계투 요원으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을 마친 후에는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4년간 최대 28억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중 입은 오른 어깨 회전근 부상 여파로 스프링캠프에서 재활조로 내려갔다. 길고 긴 재활을 거친 그는 개막 후 한 달 보름이 넘어서야 1군에 합류했다.
정재훈은 1군에 오기 전 퓨처스(2군)리그 10경기에 등판해 1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5.25을 기록했다. 몸 상태는 좋아졌으나 아직 구위가 올라오지 않았다. 정재훈은 "내가 시속 140㎞대 중반 이상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기에 구속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현재 137~138㎞ 정도 나오고 있다. 3~4㎞ 정도 더 끌어올리면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2군에서 연투도 해봤는데 무리가 없었다. 그러나 없어졌다가 또 오는 것이 부상이기에 몸 관리에 신경을 쓰겠다"고 밝혔다.
김진욱(52) 두산 감독은 정재훈의 복귀를 반겼다. 김 감독은 "당분간은 무리하지 않고 점수 차가 있는 상황에서 추격조로 등판시킬 예정"이라며 "정재훈의 복귀로 마운드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선발 야구를 하기 위해서는 (셋업맨을 맡을) 정재훈의 활약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재훈의 시즌 첫 1군 등판은 곧바로 이뤄졌다. 김진욱 감독은 이날 2-8로 뒤지며 승부가 기운 8회초 정재훈을 마운드에 올렸다. 정재훈은 1이닝 동안 삼진 1개를 뽑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최고 구속은 134㎞에 그쳤지만 전매특허인 포크볼은 큰 낙차로 떨어지며 위력을 발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