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4일부터 시작된 1차 대결은 MBC '해를 품은 달'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다. 앞서 3월21일부터 지난 24일까지 펼쳐진 2차 대결에서는 승자를 가릴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한 접전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MBC '더킹 투하츠'와 KBS 2TV '적도의 남자', SBS '옥탑방 왕세자'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1위 자리를 오르내렸다. 지상파 미니시리즈가 같은날 방송을 시작하고 막을 내리는게 흔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방송계 및 대중의 관심이 집중됐다.
30일부터는 지상파 3사가 동시에 신작을 내보내면서 3차 대결을 시작한다. MBC가 김선아의 로맨틱 코미디 '아이두 아이두'를, KBS는 주원과 신현준이 등장하는 액션 시대극 '각시탈'을 내세운다. SBS는 톱스타 소지섭과 이연희의 수사극 '유령'을 세번째 맞대결의 대표선수로 선정했다. 새 수목극의 관전포인트를 살펴봤다.
▶김선아표 로맨틱 코미디 '아이두아이두'
키포인트는 역시 김선아가 이끄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 구두회사의 최고 디자이너로 성공한 '올드미스' 김선아가 하룻밤 실수로 신입사원의 아이를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로맨틱 코미디에 있어서 고유한 영역을 구축한 김선아가 특유의 화법으로 자연스러운 웃음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여인의 향기' 이후 더욱 날씬해진 몸매를 내세우며 '비주얼 공격'도 서슴치 않을 예정이다. '영광의 재인' 등 출연작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주가를 높이고 있는 이장우가 김선아의 상대역으로 등장한다. 실제 11살 차이가 나는 이들은 극중에서도 10살 정도의 차이가 나는 연상연하 커플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연출은 강대선PD가 맡았다. 2005년 김선아를 톱스타로 만들어놓은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조연출을 맡았던만큼 이번 작품 작품에서 어떤 역량을 발휘할지 관심을 집중시킨다. 극본은 '햇빛 쏟아지다' '천국보다 낯선'을 집필한 조정화 작가가 맡았다. 정통 멜로를 썼던 조정화 작가의 로맨틱 코미디는 어떤 모습일지 방송계 내에서도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
▶한국형 히어로물 '각시탈'
한국적인 영웅을 등장시킨 작품. 국내 TV 드라마에서는 이례적인 시도다. 서민들의 억울함을 대변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영웅 각시탈의 활약상을 그린다. 1974년 발표돼 허영만 화백을 스타작가로 만들어놓은 동명만화가 원작이다.
주연은 최근 떠오르는 스타 주원이 맡았다. 암울했던 시대가 준 아픔으로 인해 친일파로 돌아섰다가 자신의 형이 각시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갈등을 겪게 되는 인물이다. 각시탈은 신현준이 연기한다. 탈을 썼을 때는 영웅으로, 일상에서는 어리숙한 바보 연기를 펼치면서 두 가지의 다른 모습을 동시에 보여줄 예정이다.
또 하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은 이 드라마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일본을 적으로 그리고 있는 원작의 설정 때문에 여러 한류스타들이 출연을 고사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제작발표회에서 주원과 신현준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출연을 거부한 스타들이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됐다. 향후 이 드라마가 방송된 후 실제로 한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문화계 전반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남자 이야기' 등을 연출한 윤성식 PD가 연출을 맡고 '신의 저울'로 백상예술대상 극본상을 수상했던 유현미 작가가 대본을 집필한다. 1대당 3억원대에 이르는 최첨단 디지털 카메라 레드 에픽으로 촬영한 액션과 시대를 재현한 미술 등 다양한 볼거리도 화제다.
▶사이버 수사대 활약 그린 '유령'
'소간지' 소지섭이 '로드 넘버 원' 이후 2년 여만에 선보이는 드라마다. 사이버 수사대의 활약을 보여주는 수사극. 이연희와 엄기준·최다니엘 등 젊은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앞서 공개된 티저영상에서 보여준 것처럼 스타일리시한 화면과 함께 수사극이라는 장르에 걸맞는 탄탄한 스토리가 기대되는 작품이다.
특히 '유령'은 박신양이 주연을 맡았던 히트작 '싸인'의 제작진이 다시 뭉친 것으로 알려져 이슈가 됐다. 장항준 감독의 아내로 함께 '싸인'의 각본을 썼던 김은희 작가가 이번에도 집필을 맡았다. '싸인'을 연출했던 김형석 PD가 이번에도 메가폰을 들었다. '싸인'이 국내 드라마 사상 최초로 법의학을 소재로 내세워 완성도 높은 스릴러를 만들어낸 것처럼 이번에도 색다른 소재로 보기 드문 수사극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극중 소지섭이 보여줄 액션 장면이 공개돼 시선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유령'의 제작진은 "한번 보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은 스토리로 몰입도를 높일 예정"이라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