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방송된 '사랑비' 최종회는 시청률 5.9%(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하며 초라하게 퇴장했다. 첫 방송 시청률은 5.8%. 20회가 방송되는 동안 시청률은 고작 0.1% 오르는데 그쳤다. 최저 시청률은 4.4%까지 떨어졌고, 20회 평균 시청률은 5.3%에 그쳤다. 시작부터 끝까지 시청자를 끌어들이는데 실패한 셈이다.
'사랑비'는 '한류 마에스트로' 윤석호 감독의 6년 만의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던 '가을동화'(2000년) '겨울연가'(2002년)를 떠올리며 또 한편의 '한류 드라마'의 성공을 확신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감이 컸다.
'겨울연가' 이후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윤석호의 사랑 방정식은 조금도 세공돼지 못했다. '대를 이은 운명적 사랑, 엇갈린 사랑과 이별'이라는 이야기의 축은 진부했다. '아날로그 사랑법'이라고 포장했지만, 감성이 맞지 않는 구식에 불과했다. 배경이 과거에서 현대로 넘어와서도 '손발이 오글거린다'는 지적을 들은 대사는 여전했다. 한류스타 장근석-윤아의 출연이 무색할 만큼, 평면적 캐릭터들은 매력이 떨어졌다. 드라마의 부진 속에 장근석도 '욘사마' 배용준이 되는데 실패했다. 역대 최고 수출가인 90억원선에 일본에 선판매된 것이 위안거리. 그나마 감독과 배우의 이름값에 기댄 것일 뿐, 드라마 공개 후에는 꿈도 꾸지 못했을 가격이라는 지적이다.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윤석호 감독이 6년 만의 컴백인 만큼, '겨울연가'를 넘어서는 작품을 만들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다. 촬영장에서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선판매 성적이 좋아서, 손해 보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있었다. 감독님도 시청률 보다는 유행을 따라가지 않는 작품을 만들었다는데 의미를 두는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