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카타르전 중계 어렵다?’…공중파 3사 “최선 다할것”
터무니없이 높은 중계권료 탓에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공중파 TV로 못 볼 위기다.
공중파 3사(KBS·MBC·SBS) 스포츠국장은 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터무니 없이 높은 중계권료 탓에 9일과 13일 카타르, 레바논과의 아시아 최종예선 1, 2차전 중계가 어려워졌다"면서도 "카타르와 1차전 킥오프 한 시간 전까지 협상할 여지는 남아있다"고 말했다.
공중파 3사는 코리아 컨소시엄을 구성해 최근까지 아시아축구연맹(AFC) 중계권을 보유한 월드스포츠그룹(WSG)과 AFC 패키지(월드컵 최종예선과 아시안컵, 올림픽 예선) 구입안을 두고 협상했다. 하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박영문 KBS 스포츠국장은 "WSG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20경기를 중계하는 조건으로 경기당 29억9000만원를 제시했다. 우리는 광고시장과 인구분포, 관행 등을 고려해 경기당 12억2000만원이 적당하다고 맞섰다. 국부유출을 막기 위해 4차례 협상을 가졌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WSG는 최초 중계권료로 총 5200만 달러(약 609억원)를 제시했다. 하지만 공중파 3사가 반발하자 IPTV 등 뉴미디어 중계를 제외하고 지상파만 중계하는 조건으로 4600만 달러(약 539억원)으로 가격을 낮췄다. 공중파 3사는 지상파만해서 총 1510만 달러(176억원)를 제시했다. 여전히 양측의 간극은 약 3000만 달러에 달한다. 박 국장은 "전 대회 패키지 금액(2150만 달러)보다 무려 60% 인상됐다. 당시는 7년 기준이었고 이번에는 4년 기준이다. 경기 수도 차이가 난다"며 "다음 대회 때는 더 인상된 가격에 협상할 수 있다. 국부유출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연회 MBC 스포츠국장은 "'방송사 적자가 나서 중계를 못한다'는 주장이 핵심이 아니다. 한국 방송사가 국제시장에서 봉이 됐다는게 자존심이 상한다. 국민들 자존심을 생각해서라도 정상적인 시장이 형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국장은 "카타르와 1차전 킥오프 한 시간 전까지 협상할 여지는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김주성 대한축구협회 사무총장은 "축구협회는 국민과 언론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다. AFC에 축구중계를 볼 권리를 강하게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중파 3사는 이날 기자회견 도중 WSG측으로터 긴급 미팅을 갖자는 연락을 받았다. WSG도 수천만 달러를 포기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실상 치킨 게임(먼저 양보하면 패하는 게임. 그러나 양쪽 모두 양보를 안할 경우엔 모두 큰 손실을 보는 게임)인 만큼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될 여지는 남아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