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은 지난 10일 사직 KIA전에서 공을 입에 댄 모습이 TV 중계 화면에 잡히면서 부정투구 논란에 휘말렸다. 사람들은 그의 진짜 실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용훈은 지난 13일 사직 두산전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어 19일 문학 SK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7피안타 1볼넷 5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승리를 챙겼다. 그를 향한 의혹을 불식시키는 호투이기에 더욱 뜻깊었다.
지난 일주일은 이용훈에게 긴 시간이었을 터다. 하지만 그는 극복하는 방법을 택했다. 20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만난 이용훈은 부정투구 논란에 대해 묻자 "솔직히 부담감이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그걸 뛰어넘는 게 내 몫이다. 반드시 해낼 것이다"며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
이용훈이 힘든 순간을 이겨낸 방법은 긍정적인 생각이었다. 그는 "힘이 들수록 일부러 좋은 생각만 한다. 마운드에서도 좋은 상상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억지로 잊으려 하기보다는 긍정의 힘으로 치유한 것이다.
그를 일으켜 세운 또 하나의 긍정의 힘은 감독과 코치들의 조언이었다. 이용훈은 "양승호 감독이 '네 직구가 참 좋다. 피하는 피칭하지 마라'고 하셨다"며 "어떻게 보면 아무 것도 아닌 말이다. 하지만 나에게 너무 좋게 와닿았고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 전 그에게 향한 주변의 관심 역시 그가 힘을 낼 수있 게 했다. 이용훈은 "이번 시즌 전부터 주형광 투수코치님과 가득염 불펜코치님이 '올해 좋을 거 같다. 기대된다'고 해주셨다"며 "덕분에 어려운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2군에서 뛰며 선배 최향남(41·KIA)으로부터 배운 태도도 한 몫을 했다. 그는 "최향남 선배에게 좋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 어떤 생활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며 "몸 관리 노하우나 정신적인 부분을 보고 느낀 게 많다"고 전했다.
지난 17일 두산에서 롯데로 트레이드된 포수 용덕한(31)도 이용훈에 힘을 보탰다. 용덕한은 19일 경기에 이적 후 첫 선발로 출전해 이용훈과 호흡을 맞췄다. 이용훈은 "사실 컨디션은 시즌 중 최악이었다. 하지만 (용)덕한이의 포수 움직임이 좋았다. 투수가 집중해서 던질 수 있게 했다"며 "덕분에 모든 변화구를 자신있게 던질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부정투구 의혹을 불식시킨 이용훈은 이제 자신감도 회복했다. 그가 가진 긍정의 힘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