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수비 주력 자원들이 부상의 덫에 걸려 넘어졌다. 그러나 홍명보(43)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꿋꿋했다.
올림픽팀이 중앙 수비 자원의 줄부상에 울상을 짓고 있다. 당초 주전 자원이었던 홍정호(23·제주)가 빠진데 이어 장현수(21·FC도쿄)마저 연습 경기 도중 왼쪽 무릎을 다쳐 낙마했다. 김기희(23·대구)가 장현수를 대신했지만 사실상 중앙 수비진이 붕괴된 상황에서 탄탄함을 유지할 지 우려되고 있다.
홍명보 감독도 장현수의 부상을 안타까워했다. 13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홍 감독은 "장현수의 부상으로 본인에 좋지 않은 상황이 왔다. 올림픽 팀 합류 후 의욕을 갖고 훈련에 임했는데 같이 할 수 없게 돼 안타깝다"면서 "빨리 회복해 다시 그라운드에 서는 모습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감독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수비가 가장 큰 고민이다"고 했지만 "크게 당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상황을 충분히 준비해 왔다. 얼마나 빠른 시기에 정확하게 판단해야 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어제 곧바로 다음 준비할 수 있는 선수를 팀에 불렀다"고 전했다.
주축 수비 자원의 공백을 홍 감독은 공격, 미드필더 등 선수 전원이 수비까지 신경쓰는 전략을 강조했다. "중앙 수비수들이 어떻게 하면 골을 내주지 않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그들 뿐 아니라 미드필드진, 공격진에서도 이에 대한 의식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사실상 전원 공격·전원 수비를 꺼내들 것임을 밝혔다.
홍명보호 수비수들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였다. 이날 대표팀은 비공개 훈련을 하면서도 시종 여유를 잃지 않으며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마지막 전술 훈련을 가졌다. 1시간 반동안 이어진 훈련 뒤 마무리 정리 훈련을 하면서는 장난을 치는 선수도 보였다.
훈련을 마친 뒤 주축 측면 수비수 윤석영(23·전남)은 "시간이 남았으니까 서로 얘기 많이 하면서 극복하려 한다. 마음은 아팠지만 지나간 일이기 때문에 현수 몫까지 다해서 앞으로 더 잘 하겠다"고 말했다. 새로 대표팀에 합류한 김기희도 "기회가 늦게라도 와서 좋다. 준비할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빨리 녹아들어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