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난 20일 전주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곱창과 삼겹살을 좋아한다. 몇 년 전에는 기성용이랑 둘이 곱창집에서 만나 12인분을 먹은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성용이도 정말 잘 먹더라"며 웃었다.
사실 김정우는 입이 '짧은 편'이다. 곱창을 제외하곤 많이 먹는 음식이 없다. 식사 시간에도 반찬은 거의 손대지 않고 밥만 주로 먹는다. 184cm·72kg, 축구 선수로 뛴 내내 '뼈정우'라는 별명을 안고 살았다. 그럼에도 그는 오랜시간 국가대표 미드필더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상주 상무에선 18골(리그컵 포함)을 몰아넣으며 스트라이커로서의 재능도 발휘했다. 스스로도 "이 몸으로 이 정도면 잘 해왔다"며 대견해 했다.
올 시즌은 아직 이름에 걸맞는 활약은 보이지 못했다. 지난 2월 입은 발목 부상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탓이다. 그래도 지난 15일 잠비아와 평가전에서 이근호의 두 번째 골을 도운 힐 패스는 그의 감각이 되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김정우는 "그냥 축구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 안 하려 한다. 요즘엔 요리도 배우고 싶고 하고 싶은게 많다"고 전했다. 그는 여전히 "입은 짧다"며 웃었다.
-몸은 어떤가. 19일 제주전에 뛰지 못했는데
“2월 대표팀 쿠웨이트전 소집 전에 다친 오른쪽 발목이 아직 완전히 낫지 않았다. 괜찮다가도 어떤 땐 슈팅 한 번 나면 견딜 수 없을 만큼의 통증이 온다. 이번에 잠비아와 평가전에서 태클을 당해 다시 좀 나빠졌다.”
- 몸이 약한 편인지.
“이렇게 한 번 다친 게 오래 간 적은 없었다. 몸싸움을 싫어해 잘 안 부딪히는 편이다. 그래도 몸은 약하다. (두 팔로 자신의 몸을 쓰다듬으며)‘이 몸으로 이 정도 했으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웃음)”
- 몸을 좀 키우고 싶다는 생각은 안해봤나.
“웨이트는 일부러 안 하는 편이다. 근육을 키울 때도 살이 좀 있어야 효과가 있다. 기분 좋을 땐 가끔 일주일 씩 웨이트를 하기도 하는데, 조금만 쉬면 금방 근육이 사라진다. 운동을 해도 좀 티가 나야 기분이 좋아서 계속 하지 않겠나. 축구를 그만하면 그 때 웨이트를 본격적으로 해 볼 생각이다.”
- 입도 짧다고.
“반찬은 안 먹고 거의 밥만 먹는다. 어렸을 때부터 밥을 잘 안 먹어서 어머니가 식탁에 앉혀놓고 다 먹을 때까지 못 일어나게 하셨는데, 그래서 그때부터 밥만 빨리 먹는 습관이 배었다.”
- 좋아하는 음식은 있나.
“곱창이랑 삼겹살은 좋아한다. 몇 년 전에 (기)성용이랑 둘이서 곱창집에서 만나 12인분을 먹은 적도 있다. 성용이도 정말 잘 먹더라.”
- 군대 다녀온 입장에서, 병여 면제 혜택 받은 올림픽 대표팀이 부럽진 않았나.
“새벽에 일어나서 경기 결과를 체크할 만큼 궁금했었다. 그러다 잠시 잠들면 꿈에서 친구들이 ‘누가 이겼다. 졌다’를 알려주곤 했다(웃음) 그렇다고 부럽진 않아. 그들의 축구 인생인 것이고, 난 내 축구인생이 있다.”
- 군대에서 스타라이커로 명성을 쌓았다. 혹시 그립지는 않나.
“아니다. 리그에선 좋은 추억이 많았지만, 군대 생활 그 자체는 싫었다. 특히 일주일에 한 번 1개 경기 대대가 모여 한 시간 씩 하는 정신 교육은 정말 지겨웠다. 점호도 싫었고.(웃음) 그래도 스트라이커는 재미있었다.”
- 전북에서 스트라이커를 해보고 싶진 않나.
“전북엔 이동국 형 등 좋은 공격수가 많다. 여기선 수비형 미드필더가 맞는 거 같다. 그런데 하도 여러 포지션을 하다 보니 나도 가끔 헷갈릴 때가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하다, 일본에선 공격형 미드필더를 했고, 상무에선 공격수를 했다. 꼭 멀티플레이어가 좋은 것 같진 않다.”
- 많은 기대와 관심 속에 전북에 입단했다. 심적인 스트레스도 컸을 텐데.
“부상으로 제 모습을 보이지 못하니 그게 아쉽고 팀에도 미안했다. 스트레스가 심했었는데, 5-6월 지나며 최악의 시기는 넘긴 거 같다. 지금은 전남 드래곤즈로 간 정성훈 형이 얘기를 많이 들어줘 고마웠다. 형도 힘들었을텐데 나를 많이 배려해 줬다.”
-후배들한테도 인기가 좋다던데.
"하하. 후배들이 위닝(축구 게임)할 때 잘 안 끼워준다. 잘 못한다고. 한 번은 만 원 내기 게임에서 (서)상민이 한테 같이 하자고 했더니 '형 돈 따기 싫어요'하고 가버리더라. 그 말을 하는 표정이 진짜 하기 싫은 표정이라 다시 말을 못 붙였다.(웃음)"
전북의 한 프론트는 김정우가 "후배들 밥도 잘 사주고, 잘 챙겨주는 착한 '동네 형'같다"고 전했다.
- 이제 축구계에서도 '선배급'이다. 자신의 축구 인생에 점수를 매기자면.
“70점? (왜이리 짠가?) 유럽에 못 가 본게 아쉬워서. 아니다. 그래도 80점은 줄 만 한 거 같다. 유럽에 진출하면 좋지만 이제 나이가 있으니 거기에 목숨 걸진 않을 거다. 그래도 해외 진출은 다시 한 번 해보고 싶다. 물론 올 시즌 우리팀 우승이 가장 큰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