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제약 '게보린' 등 진통제의 주요 성분에 대한 부작용 보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보건당국이 퇴출 여부에 대한 판단을 3년 후로 재차 연기해 빈축을 사고 있다.
22일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이하 약물위해학회)가 실시한 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 성분에 대한 안전성 평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0년 IPA 함유 약품의 이상반응(부작용)은 111건 보고됐다. 진통제 성분의 하나인 IPA는 2008년 혈액 부작용 우려가 부각되면서 안전성 논란에 휘말린 성분. 식약청은 2009년 15세 미만에 IPA 함유 진통제 사용을 금지하는 한편 3년 후인 올해 3월까지 안전성 평가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부작용 보고 빈도는 매출액이 높은 게보린(삼진제약)이 107건으로 53%로 절반을 넘었다. 이상반응 증상도 잇따라 보고됐다. 피부 및 부속기관 장애 164건, 알레르기 등 일반적 전신 장애 59건, 위장관 장애 31건, 호흡기계 장애 31건 등의 순이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허가된 IPA 제제는 총 174품목. 안전성 논란 이후 성분 변경과 허가 자진 취하가 잇따라 현재 ‘게보린’과 ‘사리돈에이’ 등 8개 품목이 남아 있다.
약물위해학회는 연구 결과, IPA 성분에 혈액 부작용 위험이 특별히 더 높다는 증거는 국내 데이터에서 찾을 수 없었다면서 추가조사를 제안했다. 식약청은 이번 조사에서 명확한 결론을 제시하지 못함에 따라 앞으로 3년간 추가 연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약사단체인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이하 건약) 측은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놓고, 판매를 잠정 중단한 후 추가 연구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안전성 논란 이후 부작용 보고가 급증했다는 것은 과거에 통계치보다 실제로 더 많은 부작용이 있었다는 방증이다. 대체 약물이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굳이 안전성 논란이 있는 약을 계속 쓸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