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야망은 클수록 좋다.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인 한국 축구 황금세대들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최종 목표는 첼시(잉글랜드)다. 이청용(볼턴)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기성용(스완지 시티)은 리버풀(잉글랜드)을 동경한다. 런던올림픽 한국 축구 동메달의 주역 김보경(23·카디프 시티)도 같은 마음이다. 최근 일본 세레소 오사카를 떠나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카디프 시티로 이적한 김보경은 "여기가 종착지가 아니다"고 분명히 말했다. 그는 "최종 목표는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다. '내가 이 정도로 축구를 못하는구나'라고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 다비드 실바(스페인)와 언젠가 같은 팀에서 뛰어보고 싶다.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일간스포츠가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고 25일 새 소속팀에 합류하기 위해 영국으로 출국한 김보경을 단독으로 만났다.
◇"언젠가 맨시티서 실바와 함께 뛰고파"
-런던올림픽이 끝난지 보름 정도 지났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ID:superXXXX)
"영국 워크퍼밋(취업허가서) 발급 문제로 한국에 머무르며 여러 환영행사에 참가했다. 친정팀 세레소 오사카를 방문해 송별회도 가졌다. 500명이 넘는 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작별인사를 했다. 구단 부탁으로 동메달을 가져갔는데 동료들과 팬들이 한 번씩 만져보며 자기 일처럼 기뻐해줬다. 비자 문제가 해결되자마자 말키 맥케이 카디프 감독 요청으로 사흘 앞당겨 출국했다. 한국에서 개인 운동을 해왔지만 볼을 거의 못차서 개인적으로도 빨리 합류하고 싶었다."
-런던올림픽 여운이 남아 있겠다. 가장 기뻤던 순간과 아쉬웠던 순간을 꼽자면.(ID:milkyXXXX)
"스위스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2-1 결승골을 넣었을 때가 가장 기뻤다. 영국 BBC가 선정한 대회 베스트11에 들었을 때는 '이거 뭐지?'란 생각이 들었다. 네이마르(브라질) 등 유명한 선수들과 함께 이름을 올려 기분이 좋은 건 사실이었다. 브라질과 4강전이 가장 아쉬웠다. 0-1로 뒤진 후반 3분 페널티 지역에서 산드루 발에 걸려 넘어졌지만 주심이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다. 만약 페널티킥을 얻어 동점을 만들었다면 결승 진출의 희망이 있었다. 일본과 3-4위전에서 중거리슛이 골대를 맞은 장면도 아쉬웠다."
-최종 목표로 삼은 클럽은 어디인가.(ID: soohoXXXX)
"빠르면 2~3년 안에 빅클럽에 진출하고 싶다.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FC바르셀로나(스페인)를 좋아한다. 원래 바르셀로나를 가장 동경했는데 최근 맨시티로 바뀌었다. 맨시티의 다비드 실바를 좋아한다. 지난 5월 스페인과 평가전(1-4패)에서 후반 45분간 맞대결을 펼쳤다. 그를 보며 '내가 이 정도로 축구를 못하는구나. 범접할 수 없는 존재구나'라고 뼈저리게 느꼈다."
◇"청용형과 맞대결 기다려진다"
-챔피언십 볼턴의 이청용과 11월3일 맞대결을 펼친다. (ID: hotsuXXXX)
"과거 박지성(QPR) 형과 이영표(밴쿠버) 형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맞붙는것을 TV로 지켜보며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다. 청용이 형과 맞대결을 펼친다면 잊을 수 없는 경기로 남을 것 같다."
-영국 무대에서 꼭 맞대결을 펼쳐보고 싶은 선수가 있나.(ID:coolruXXXX)
"QPR의 박지성 형이다. 대표팀에서 같은팀으로 뛰어봤지만 상대팀으로 만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많은 것을 느낄 것 같다. 처음 대표팀에 들어가 지성이 형을 봤을 때 우상이다보니 떨려서 말도 못걸었다. '전화번호 좀 가르쳐 주세요'란 말이 차마 안 떨어지더라. 지난해 아시안컵이 끝난 뒤 대표팀 은퇴 기자회견에서 나를 후계자로 지목해주셨다. 어느 정도 좋은 선수가 됐을 때 '형 덕분에 이렇게 될 수 있었다. 더 열심히 하겠다'는 전화를 드리고 싶다."
-코리언 유럽파들이 조언을 좀 해줬나.(ID:karaXXXX)
"구자철 형은 '일본에서 하던 것처럼 하면 된다', 박주영 형은 '자신감 있게 하면 된다', 기성용 형은 '별거 없다. 똑같이 하면 된다'고 말해줬다. 자기 스타일대로 조언을 해줘 어떤 것을 받아 들어야 할지 혼란스럽다. 하하. 공통적으로 조용히 있으면 안된다고 하더라. 빠른 적응을 위해 하고 싶은 말은 꼭 하라고 했다."
◇"이상형? 개콘서 만난 수지 예쁘더라"
-여자친구는 있나. 없다면 연예인 중 이상형을 꼽는다면.(ID:hwanXXXX)
"여자친구? 노코멘트하겠다. 연예인 중 이상형? 얼마 전 KBS 개그콘서트 '피곤한 가족' 코너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생활의 발견' 코너에 출연한 가수 미스에이의 수지 씨를 만났다. 스케줄 때문에 짧게 인사만 했다. 정말 예쁘더라."
-첫 키스는 언제했나. 구자철은 예능프로그램에서 프로 데뷔 해에 제주도 해변 가로등 아래에서 했다던데. 곤란하면 첫 사랑이 언젠지 밝히면 인정해주겠다.(ID: syXXXX)
"첫 키스? 글쎄. 너무 어릴 때 해서 기억이 안난다. 아마 대학교 때인 것 같다. 첫 사랑? 고 1때다. 속으로만 좋아하다 말도 못 걸어보고 끝났다. 지금은 안 그런데 말이다."
-2010년 K-리그 드래프트를 포기하고 J-리그로 갔다. K-리그에서 뛰고 싶은 팀으로 서울을 꼽았는데, 이유가 뭔가. 수원을 이렇게 무시해도 되나. 내가 수원 팬이라서 이런 질문을 던지는 건 아니다. (ID:supersXXXX)
"어릴 때 서울에 살았다. 지역 연고팀이라 3-4번 경기장을 찾았다. 서울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수원에는 존경하는 서정원 코치님이 있다. 지난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수원-대전전도 관전했다. 서울, 수원 중 나중에 꼭 뛰어보고 싶은 클럽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