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1-2로 뒤진 5회말 2사 2루 이용규의 타석 때였다. 2루 주자 차일목과 한화 선발투수 김혁민이 언쟁을 벌였다. 차일목의 움직임이 신경 쓰였던 김혁민은 그를 향해 "포수와 주고받는 사인을 타자에게 알려주지 말라"고 전했고, 차일목이 마운드 쪽으로 걸어오면서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고 언성을 높였다. 두 사람이 충돌하자 양 팀 더그아웃에 있던 선수단이 마운드 쪽으로 몰려나오면서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다행히 상황 자체가 심각하지 않아 큰 충돌 없이 일단락됐다.
올 시즌 사인 훔치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1일 대구 LG-삼성전에서 삼성이 3-1로 앞선 3회말 2사 1·2루 삼성 신명철 타석에서 LG 유격수 오지환이 2루 주자 최형우가 신명철에게 포수의 사인을 알려주고 있다고 2루심에게 어필했다. 구심은 경기를 5분간 중단 시키고 마운드 근처에서 오지환과 투수 김광삼을 불러 상황파악에 나섰다. 이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경기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사인 훔치기는 2루 주자가 상대 포수의 사인을 읽어낸 뒤 같은 팀 타자에게 투수가 던질 구종과 코스를 신호로 전달해 안타 칠 확률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이 일이 가능한 이유는 위치상 2루 주자가 포수의 움직임을 훤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사인 훔치기는 8개 구단 감독자 회의에서 원칙적으로 하지 않기로 신사협정이 맺어져 있는 사안이다. 요즘은 그런 야구를 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