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육성법이 발효된 후 말은 농·어촌에서 소, 돼지를 대신할 새로운 대체 축종으로 관심 받고 있다. 최근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말산업육성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말산업 발전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린 느낌이다. 말산업 전담기관으로 선정된 KRA한국마사회의 복안을 이중호(62) 말산업 본부장으로부터 들었다.
-마사회가 말산업 발전에 집중하는 이유.
“유럽은 말산업이 발전하면서 경마가 함께 발전했다. 반면 우리는 경마가 먼저 시행된 후 말산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말산업은 현재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에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또 말은 우리나라를 뒤흔든 구제역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축종이다. 말산업 발전은 결국 경마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말산업 발전을 위해 선행돼야 할 것은.
“마사회나 농림부 홀로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지역의 특성에 맞는 분야를 선택하고 행정 제정적 지원이 있어야 말 산업이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경북·전남은 관심도가 높다. 반면 경남·충청등은 비교적 관심도가 떨어지는 실정이다. 관심이 없는 지역에 말산업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말산업 중 가장 우선시 돼야 할 사업은.
“크게 보면 중국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우리가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물류비가 적게 든다. 중국은 곧 경마가 시작될 것이다. 지금도 말레이시아·싱가포르에서 직접 말을 구입하고 싶다는 연락이 오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경마는 파트Ⅲ인데 파트Ⅱ까지 진입하기 위해서는 말이 더 고급화돼야 한다. 국제대회에 나가도 손색없는 고부가가치 말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또 한가지는 승마 활성화다. 승마 활성화 방법은 고급화다. 현재 승마는 골프보다 저렴하다. 이것은 우리 승마를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다. 국내 최상류층이 말을 타야 승마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이익을 볼 수 있고 실질적인 일자리가 창출된다. 골프의 성공 배경이 고급화였다.”
-말산업 특구로 지정되면 어떤 장점이 있나.
“정부 지원사업이 우선적으로 배정될 수 있다. 또 특구가 됐을때와 안됐을때 정부의 예산 지원에 상당히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특구는 한번에 너무 많은 곳이 지정돼서는 곤란하다. 준비된 지역에 특구를 지정해 주고 제대로 뒷받침을 해줄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차 특구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면 2차 특구도 생각할 수 있다.”
-말이 농어촌에 뿌리내리게 할 복안은.
“ 지금 당장 말로 수익을 올리기는 어렵다. 정부예산이 허락된다면 망아지를 축산가구당 한마리 씩 지원하는 '말 한마리 갖기 운동'을 전개해야 관심도가 높아질 것이다. 과거 '소 한마리 갖기 운동'과 마찬가지다. 이때 망아지는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관상마 또는 주인이 타고 다닐 수 있는 용도면 족하다. 기본적으로 말 좋아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드는 것이 목표가 돼야한다. 말을 키워본 사람들이 생산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면 향후 수익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국산 승용마 생산을 언제부터 가능한가.
“고부가가치인 승용마 생산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어렵다. 경주마는 2년만 키우면 돈이 된다. 승마는 좋은 승용마가 되려면 최소 5~6년이 걸린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경주마 생산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 경주마를 더 경쟁시켜서 치열한 경쟁속에 경주마가 탄생해야 한다. 그리고 경주마가 되지 못한 말들을 승마쪽으로 전환하는 사업이 필요하다. 승용마 생산은 지금 당장 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장기적인 계획하에 가야 한다. 제주 목장은 생산쪽에 집중하고 장수목장은 육성쪽으로 가야 할 것 같다. 원당 경마훈련원은 화옹지구로 옮긴다. 원당을 승용마 전문 생산 목장으로 했으면한다.”
-마사회는 엘리트 승마를 지원하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가 있나.
“엘리트 승마는 말산업 육성에 꼭 필요하다. 그러나 공기업에서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말은 몸값이 최대 100억원 정도 한다고 들었다. 올림픽에 출전할만한 말은 임대비만 10억원이나 된다. 중장기적인 대비가 필요한 이유다.”
-말산업은 KRA한국마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나.
“KRA한국마사회가 경마에만 의존하던 시기는 지났다. 새로운 사업을 통해 경마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 현재 마사회는 경마와 베팅으로만 인식돼 있다. 세금도 많이내고 좋은일도 많이 했지만 이미지 개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말산업이 경주마의 능력도 향상시킬수 있고 직접적으로 농촌을 도와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1석2조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마사회가 경마를 통해 농촌을 돕는 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