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출범한 국민석유회사 설립준비위원회(상임대표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는 4일 인 인터넷 약정운동을 시작한지 70일 만에 약정액 4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국민석유회사 설립운동이 본격화되면서 정말 ‘20% 저렴한 기름’이 현실화될지 여부에 높아지고 있다. 국민석유회사 실현 가능성을 짚어봤다.
국민석유회사 준비위원회(국민석유)는 기름값을 현재보다 20% 인하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6월21일부터 설립을 추진, 차량 소유자 등 유류 소비자를 대상으로 인터넷에서 1인 1주 갖기 운동을 시작한지 70일만에 인터넷 약정금액이 400억을 돌파했다. 국민석유는 이르면 오는 20일 1차 약정목표액 5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1차 약정목표액을 1000억원으로 높였다. 또 설립목표액도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국민석유 측은 국민석유가 설립되면 값싼 저유황유 수입, 시베이라, 캐나다 등 원유수입선 다변화, 운송비 절감, 국산 촉매제 도입, 거품빼기 운영 등의 방안으로 기름값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태복 국민석유 상임대표는 “현재 중동에 치중된 수입선을 캐나다와 시베리아 등으로 다변화해 가격을 낮출 수 있다”며 “캐나다와 시베리아산 원유는 저유황으로 가격이 중동산보다 저렴하고, 중동산 원유를 한국에 들여오는데 운송비가 배럴당 4달러 가량 들지만 시베리아산을 가져올 때에는 배럴당 1달러 미만으로 책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정유업계 관계자들은 현실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국내 정유회사의 한 관계자는 “1000억원 가지고 정유회사를 세운겠다는 계획 자체가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내에는 저유황 석유를 정제할 시설이 없어 정유공장을 새롭게 지어야 하고, 대형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부두와 원유·석유제품 저장탱크 등이 함께 들어설 넓은 부지가 필요해 조 단위 비용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시베리아산, 캐나다산 원유를 들여오겠다는 국민석유측의 계획에 대해서도 “산유국들은 일반 대기업에도 믿을 수 없어서 정부 보증 아니면 팔지도 않는다”며 “기존 정유회사가 바보라 20% 싼 원유를 안 들여왔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정유업계의 지적에 대해 국민석유측은 “기존 정유사들의 방해공작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모든 계획을 드러낼 수 없다”며 “충분히 사업가능성이 있다”고 일축했다. 또 부지선정과 부족한 자금계획에 대해서는 “기름값을 낮추고 정유 4사 독점구조를 바꾸겠다는 정부 의지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하지만 정부는 최근 국민석유에 지원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오충종 지식경제부 석유산업과 서기관은 최근 열린 한 세미나에서 “국민석유회사가 석유정제업자 등록요건을 갖출 경우 등록을 허용하겠지만 정부쪽에서는 실현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며 “1000억원 정도 국민주주를 모집해 회사를 만들고, 정부 자금으로 정유사를 만든다는 것인데, 이는 국유화하는 것과 차이가 없어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값싼 저유황유인 시베리아?캐나다산 원유의 실질적인 도입 방안, 국내 부지선정 문제, 조 단위의 정유공장 설립자금 등 산적한 난제를 뚫고 국민석유가 ‘20% 싼 석유’를 현실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