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상위리그 A그룹에 속한 8개 팀 가운데 포항을 복병이라고 꼽은 감독들이 있었다. 13일 열린 K-리그 A그룹 8개 팀의 미디어데이에서 이흥실(51) 전북 감독대행은 "승점 차는 있지만 8개 팀 모두 가능성이 있다. 특히 포항에 역전 기회가 올 것"이라고 했고, 최용수(39) 서울 감독도 "포항이 기대되는 팀"이라고 밝혔다. 홍명보(43) 올림픽대표팀 감독도 지난 4일 열린 올림픽팀 토크콘서트에서 "승점 차이가 나지만 지금 경기 흐름을 보면 포항이 아주 분위기가 좋다"고 했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우승하고자 하는 의욕은 분명히 있다.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가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전제 조건으로 공격력이 좋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4일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전반기에 공격수들이 잘 못해서 애를 많이 먹었다. 골을 못 넣다보니 전체적으로 쫓기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면서 "막판 들어 전술적인 움직임을 많이 요구해서 나아지기는 했지만 공격력 문제가 완전하게 해소된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시즌 초반 공격수들의 득점력이 저조하면서 지난 5월부터 공격수가 없는 이른바 '제로톱' 전술을 내놓았다. 이때부터 포항은 감각적인 움직임과 킥력이 좋은 황진성(28)을 중심으로 공격 전술을 펼쳤고, 전보다 향상된 공격력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와 함께 박성호(30), 노병준(33) 등 침묵했던 공격수들도 살아났고, 리그 막판 4연승으로 5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황 감독은 먹혔던 전술에 대해서 고민을 보였다. 신형민(26)이 중동으로 이적하면서 가용할 수 있는 미드필더 자원이 줄었기 때문이다. 황 감독은 "체력적으로 미드필더들이 끝까지 잘 버텨낼 지 모르겠다. 로테이션을 하겠지만 이전보다는 상당히 빡빡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제로톱을 사용하지 못하는 순간이 올 수 있다"면서 "그 때문에 박성호, 노병준 같은 공격수들이 스플릿 라운드에서는 정말 잘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휴식기에도 이들의 공격력 향상을 위해 전술을 부분적으로 가다듬어 훈련을 진행했다.
그래도 황 감독의 숨통이 트일 만 한 일은 있다. 군제대한 유창현(27), 이성재(25)와 정강이 비골 골절 부상에서 회복한 조찬호(26) 등 전문 공격수들이 휴식기에 대거 복귀했다. 황 감독은 이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었다. "실전에서 어떻게 할 지는 모르겠지만 모두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다. 몸상태도 좋고, 즉시 전력감으로 생각하고 언제든 투입시킬 생각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