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이파크가 홈에서 다섯 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 이날 부산을 찾은 안정환(36) 같은 선수가 필요했다.
'테리우스' 안정환은 16일 부산 아시아드 주 경기장을 찾았다. 안정환에게는 친정팀이다. 아주대를 졸업한 안정환은 1998년 부산(당시 대우 로얄스)에 입단했다. 그리고 데뷔 시즌에 14골을 몰아치며 부산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2000년 페루자(이탈리아)로 떠날 때까지 부산에서 44골을 넣으며 부산팬들을 열광시켰다. 잘 생긴 외모에 득점력까지 갖춘 안정환은 부산에서 축구 열풍을 이끌었다.
2012년 현재 부산 아이파크에도 안정환에 버금가는 미소년 군단이다. 임상협(24)과 한지호(24), 박종우(23) 등 준수한 외모를 갖춘 선수가 즐비하다. 이날 부산에는 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폭우가 내렸다. 그럼에도 2317명의 팬들이 찾았다. 대부분 여성팬이었다. 안정환도 "임상협과 한지호 등 젊은 선수들이 활약해준 덕분에 여성팬이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부산의 미소년들은 여성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았지만 '골 선물'을 안기지 못했다.
부산은 이날 서울의 데얀과 몰리나에게 연달아 실점하며 0-2로 패했다. 부산은 지난 7월 25일 울산 전(1-0승) 이후 홈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있다. 홈에서 다섯 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한 것이다. 안익수 감독도 "경기 전에 득점 루트를 찾는 훈련을 많이 했다. 선수들이 훈련을 마치고도 추가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득점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부산은 이날 7개의 슛을 날렸다. 그러나 서울의 골문을 가른 것은 하나도 없었고, 4개의 유효슛도 모두 김용대의 정면으로 흘렀다.
서울도 슈팅 숫자가 8개로 많지는 않았다. 그러나 확실한 골잡이인 '데몰리션 콤비' 데얀과 몰리나가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8분 몰리나의 패스를 받아 결승골을 데얀은 3년 만에 부산에 득점을 올렸다. 올시즌 22호골을 기록한 그는 득점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몰리나는 후반 33분 역습 상황에서 최태욱의 땅볼 크로스를 받아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시즌 16호 골을 기록했다. 데얀과 몰리나의 연속골을 앞세운 서울은 6년 만에 부산에서 승리하며 부산 징크스를 깨고 1위를 질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