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최고 승마대회중 하나인 ‘선샤인투어’는 스페인 남부 카디즈 지역의 ‘베헤르 데라 프론테라’에 위치한 '데사 몬트미디오'에서 1995년부터 시작됐다. 마장마술과 장애물대회만 열리는 선샤인투어는 매년 2월 시작돼 시즌을 개막한다는 의미가 있다. 유럽의 유명 선수들은 선샤인투어를 통해 말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말들의 능력을 성장시킨다.
송상욱(39·KRA승마단)은 “선샤인투어는 유럽의 대표적인 승마대회중 하나로 투어 기간 중 3000여 마리의 말과 선수 700여명이 대회에 출전한다. 처음 선샤인투어에 참가했을 때는 국내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어마어마한 규모와 수준에 주눅들 정도였다”며 “데사 몬트미디오는 선샤인투어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대형 스폰서가 10개나 된다”고 밝혔다.
▲말산업의 집약체 데사 몬트미디오
선샤인투어가 열리는 데사 몬트미디오에는 경기장·마방·생산자·딜러·선수·장구상·장제사·말·장비업체·말병원 등 전반적인 말산업이 집약돼 있다. 경기장은 장애물·마장마술·크로스컨트리와 마차경기장까지 있다. 장애물과 마장마술 대회가 열리는 선샤인투어는 데사 몬트미디오의 가장 큰 이벤트다. 건조한 지중해성 기후라 승마하기 좋고 매주 월·화요일을 빼고 7~8주간 대회가 열려 말은 물론 선수들도 단시간에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 최고 장점이다.
선샤인대회에 출전하는 말들의 수준은 다양하다. 능력이 뛰어난 말들은 시즌 초반 컨디션 조절을 하기 위해 출전한다. 4~5세의 어린 말들도 출전하는데 능력 향상과 함께 매매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럽의 유명한 말 중개인들도 선샤인투어에 참가해 말을 사고판다.
또 큰 대회가 열리는 만큼 우수한 장제사·관리사·장구판매상들이 상주하고 있고 대형 말 병원도 있다.
▲장애물·마장마술 열려
2012선샤인투어에서는 총 212(장애물 166·마장마술 46)경기가 열렸다. 대회는 나이별·능력별·품종별 대회로 나뉘어 진다.
장애물대회의 경우 A·B·C·D그레이드 경기가 열리는데 A그레이드가 가장 낮은 130㎝부터 시작된다. 매주 수요일부터 대회를 시작해서 매주 일요일 그랑프리 대회가 열린다. 주니어 챔피언십 경기부터 내셔널챔피언십·국제대회·유로피언챔피언십·CSI★★★·CDI★★★그랑프리 대회도 열린다. 매주 일요일 열리는 그랑프리 대회에 참가하려면 그 주 퀄리파이를 통과해야 한다. 투어 마지막 주 일요일에는 가장 큰 그랑프리대회가 열리는데 장애물에서는 S-3클래스(155㎝) 경기가 펼쳐진다.
▲경험 쌓을 수 있는 곳
매년 유명 선수들이 선샤인투어에 참가하는 것은 선샤인투어가 메이저급 대회(★★★★★급 대회) 출전을 앞두고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어린 말들을 트레이닝하기 위한 좋은 조건이기 때문이다. 날씨도 따뜻하고 한 자리에서 가장 많은 대회를 소화할 수 있다.
말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고 상황에 맞게 출전경기의 수준도 조율할 수 있다. 선샤인투어는 한국 승마와도 인연이 깊은 곳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장애물 단체전 8강을 차지한 삼성승마단은 선샤인투어에서 실력을 향상시켰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마장마술의 최준상도 선샤인 투어를 통해 올림픽 퀄리파이를 통과했었다.
▲데사 몬트미디어의 규모
데사 몬트미디어는 약 20만평의 대지(골프장면적 제외)에 120X80m 크기의 경기장 17개와 1254개의 마방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10개의 크로스컨트리 코스와 15㎞에 이르는 외승코스도 있다. 말을 위한 시설도 훌륭한데 조마삭 전용 장소가 있고 말 전문병원을 갖추고 있다. 특히 마장마술과 장애물의 전용경기장을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배치해 타 경기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배려했다.
또 주차공간은 대형 말운송차량 350대가 동시에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넓다. 선수와 관계자를 위한 편의 시설도 다양한데 각기다른 코스의 레스토랑 4곳과 귀빈전용 레스토랑이 있다. 여기에 골프장과 인터넷을 사용할수 있는 전용 건물도 있다
채준 기자 doorian@joongang.co.kr
▶TIP 선샤인투어가 열리는 카디즈 지역은
지중해성 기후로 인구 15만명이 거주하는 항구도시로 이베리아반도의 최남단에 위치했다. 3000년 전 페니키아인들에 의해 도시가 건설된 유서 깊은 지역으로 이후 로마·서고트·이슬람의 지배를 받았다. 콜롬부스의 탐험선도 이곳에서 두 번이나 원정을 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신대륙이 발견된 후에는 아메리카지역 교역량의 75%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