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완지시티의 미드필더 기성용(23)은 멀티플레이어다. 중앙 미드필더 전지역에서 뛸 수 있다. FC서울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았고, 청소년 대표시절에는 스리백의 스위퍼로 뛰기도 했다. 그를 영입한 미카엘 라우드럽 스완지시티 감독도 이런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라우드럽 감독은 21일(한국시간) 지역 언론인 '스포르팅 라이프'와 인터뷰에서 "기성용의 컨디션이 기대한만큼 좋아졌다. 훈련을 해보니 그는 중원에서 두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홀딩 역할을 하는 브리튼을 대체할 수도 있고,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데 구즈만의 역할을 대신할 수도 있다"며 "세 선수를 돌려가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기성용은 22일 오후 8시 45분 에버턴전을 앞두고 있다.
'만능키' 기성용의 활용을 고민한 것은 라우드럽 감독이 처음이 아니다. 어린 시절 기성용을 지도했던 한국 감독들도 똑같은 고민을 했다. 조동현 경찰청 감독과 홍명보 올림픽팀 감독은 기성용을 수비적으로 썼고, 허정무 전 A대표팀 감독과 세뇰 귀네슈 감독은 공격적인 임무를 맡겼다.
▶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어야 발전."
조동현 경찰청 감독(청소년 대표시절 감독)
기성용이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는 것이 좋다. 공격적인 재능은 타고 났다. 시야가 넓고 머리가 좋았다. 패스도 수준급이다. 그러나 수비력은 늘 부족했다. 청소년대표로 있던 2년 동안 수비적인 역할을 많이 시켰다. 중앙 수비수로 뛰게도 했다. 수비에서 지적을 많이 한 기억이 있다. 당시 원망을 많이 했을 것이다. 셀틱에서 수비력을 많이 키웠지만 아직 부족하다. 잉글랜드 무대에서 몸 싸움을 더 키우고 수비력을 기른다면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다.
▶"공미에서 뛰어야 100%"
허정무 전 A대표팀 감독(남아공월드컵 시절 감독)
월드컵에서 기성용을 공격적으로 기용했다. 김정우(30·전북)에게 수비적인 역할을 맡겨서 성용이의 수비부담을 덜어줬다. 기성용은 공격력이 좋은 선수다. 공격적인 패스와 슈팅, 과감한 공격가담이 강점이다. 이런 부분을 보면 수비에 치중시키는 것은 아깝다. 물론 수비력이 나쁜 것도 아니다. 그러나 공격력이 상당히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그 장점을 살려주는 것이 좋다. 스완지시티에서도 공격적인 역할을 맡았으면 한다.
▶ "공격적인 마인드가 강해"
이영전 전 대구 감독(FC서울 시절 코치)
공격적인 성향이 많은 선수다. 귀네슈 감독과 함께 했던 서울 시절에도 기성용을 수비형 미드필더에 세워봤다. 자기 위치를 벗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성용이 스스로 슈팅력도 좋고 골 욕심도 많기 때문에 많이 올라가더라. 그런 능력은 다른 선수들에게 가지라고 해도 갖기 힘든 재능이다. 이런 재능을 살려주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더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