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로(42)가 영화 '점쟁이들'(신정원 감독, 3일 개봉)을 통해 오랜만에 주특기인 코미디를 선보인다. 돈을 벌겠다는 욕심 때문에 점쟁이들을 한 자리에 불러모으는 박선생이 김수로가 연기한 캐릭터. 자신이 가진 능력에 비해 허풍이 심하고 사기꾼 기질도 다분한 인물로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한다.
앞서 SBS 주말극 '신사의 품격'을 통해 '꽃중년'이라는 애칭을 얻은 뒤 공개되는 작품이라 존재감이 남달라보인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중. 드라마나 영화 뿐 아니라 연극계에서의 활약도 주목할만하다. 지난해 11월부터 이름을 내건 '김수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연극 '이기동 체육관'의 제작PD로 나섰으며 '발칙한 로맨스'를 제작하고 차기작인 '유럽 블로그'까지 차곡차곡 준비중이다.
-완성본을 본 느낌은. 아쉬움은 없나.
"다 찍고보니 약 4시간 30분 정도가 나오더라. 거기에서 일일이 편집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아쉬운 부분이 좀 남는다. 나 역시 극중 눈밭에서 격투하는 장면이 편집에서 날아갔다. 하루종일 고생하면서 찍었는데 안타깝다. 하지만, 영화 자체의 독특함과 유머는 살아있다. 산만해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코믹영화답게 웃겨준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촬영장에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했다던데.
"곽도원도 나와 함께 현장 분위기를 살리는데 한 몫을 했다. 특히 그 친구는 술도 좋아해서 거의 매일같이 감독님이랑 같이 한 잔씩 기울이곤 했다. 나는 술을 별로 마시지 않아 회식 자리에 매번 참여하진 않았는데 곽도원은 달랐다. 강예원도 그 자리에 자주 참석했고 김윤혜는 곽도원에게 매번 끌려갔다.(웃음)"
-실제로 점 보는 걸 즐기거나 자주 보러가는 편인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궁금하긴 하지만 직접 점을 보러 가진 않는다. 크리스찬이라 더 그런 것 같다. 그래도 여기저기서 하는 말이 요즘 내 운이 좋다더라. 좋은 운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해줘 기분이 좋다."
-이제훈이 아들로 등장했다.
"나 역시 이렇게 큰 아들을 둔 아버지 역할은 처음이다. 20살에 아들을 낳았다는 설정이다. 그래도 어색하지는 않았다. 실제로 내 주변에도 차승원이 그 나이에 아들을 낳았다. 바로 옆에서 그런 경우를 봐서 그런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덕분에 이제훈과 많이 친해졌겠다.
"완전 친해졌다. 사실 한 작품을 끝나고 나면 함께 했던 동료배우들과 그렇게까지 친해지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 친구는 달랐다. 먼저 연락도 자주 해오고 싹싹하게 대한다. 서로 '사랑한다'는 말도 한다. 참고로 난 후배들과 이런 말 함부로 쓰지 않는다. 남들이 보면 오해할 정도다."
-'신사의 품격' 팀과도 각별하다고 들었다.
"맞다. '신사의 품격'에 함께 출연했던 장동건·김민종과도 정말 친하다. 그러고보니 요즘 들어 이런 친구들이 많이 생긴 것 같다. 동건·민종과는 집도 가까워 '급만남'을 자주 갖는다. 갑자기 전화해 보자고 하면 자연스레 모인다. 모여서 와인 한잔 정도를 하면서 실컷 떠들고 놀다가 돌아간다. 이제껏 많은 미남배우들과 함께 작업해봤지만 이 친구들이 최고인것 같다. 정말 좋은 친구들이다."
-김민종이 와인 한 잔에 만족하진 않을 것 같은데.
"우리와 헤어지고 나면 혼자서 '소맥' 등이 있는 다른 술자리로 간다는 말이 있다.(웃음)"
-'신사의 품격' 이후 변한게 있다면.
"의상이나 헤어스타일 등에 관심이 좀 생긴 건 사실이다. 일단, 밖에 나갈 때도 반바지는 안 입는다. 또 정장 광고도 들어왔다. 잭 리코 맞춤 와이셔츠 지면 광고가 들어와 이달에 촬영한다. 이젠 와이셔츠도 많이 입어야겠다."
-연극에 열중하는 이유는 뭔가.
"소극장 연극을 해본후 이걸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 트레이닝에도 좋고 무엇보다 소극장 문화를 살리는데 한 몫을 하고 싶었다. 연극 출연은 일년에 많아야 한 두편 밖에 못하지만 제작자 입장에서 좋은 작업을 해보고 싶은 생각에 일의 규모를 키우기 시작했다. 다들 대형뮤지컬만 열심히들 보는데 소극장 공연만의 장점이 분명히 있다. 앞으로도 소극장 연극을 꾸준히 할 거고 시간이 지나 공연계의 멘토가 됐으면 좋겠다."
-어린 시절 꿈은 영화배우였다고 들었는데.
"맞다. 하지만, 연극과를 다니면서 연극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일단 영화배우라는 내 꿈은 이뤘다. 이젠 또 다른 목표를 두고 움직이는거다."
-해외 유명경기를 보러 현지까지 날아가는 등 화끈하게 취미생활을 즐긴다고 들었다.
"그래서 통장에 잔고가 남아나질 않는다.(웃음) 사실 잔고가 너무 쌓이면 게을러진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것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편이다. 와이프 역시 이런 내 스타일을 이해해준다. 대신 사업도 본업도 모두 열심히 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 일하고 취미생활도 멋지게 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