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분당에 2개의 폭스바겐코리아 딜러가 상존하면서 상권보호를 받지못한 두 딜러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양측은 폭스바겐코리아의 무원칙한 경영이 이유라며 볼멘소리를 내놓고 있다.
중견기업인 신아주그룹의 수입차 딜러 아우토플라츠는 올 8월 폭스바겐코리아(이하 폭스바겐)의 분당지역 새 딜러로 오픈했다. 기존 딜러사인 메트로모터스가 폭스바겐과 계약 해지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올 초 새 딜러로 선정됐다. 하지만 폭스바겐과 메트로모터스간의 갈등으로 메트로모터스의 딜러영업권이 1년간 연장되면서 두 딜러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됐다.
계약해지에서 1년 연장으로 급선회
폭스바겐은 지난 7월 메트로모터스와 계약 해지를 공식발표한 바 있다.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확충 등을 주 내용으로 한 가이드라인 준수를 수년간 요청했으나 이행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다. 사업에 대한 투자 의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박동훈 폭스바겐 사장과 메트로모터스를 운영하는 영안모자의 백성학 사장이 수 차례 논의 끝에 기존 입장을 뒤집었다. 폭스바겐은 지난 8월 말 ‘메트로모터스의 영업권을 향후 1년간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논란이 되자 일종의 미봉책으로 급하게 수습한 모양새다.
한 지역 두 딜러로 상권경쟁 치열
폭스바겐의 결정에 아우토플라츠는 피해를 입었다는 입장이다. 메트로모터스의 직원까지 영입하며 야심차게 영업을 시작했지만 예상에 없던 상권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이 약속을 어기고 상권 보장을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폭스바겐과 메트로모터스 측에 강력한 항의를 해봤지만 묵묵부답.
아우토플라츠의 한 관계자는 "영업사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분당 지역이 좁은데다가 딜러사가 두 개 있으니 경쟁이 심각하다. 폭스바겐의 운영 능력이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무리한 경쟁으로 서비스 질 하락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메트로모터스도 우여곡절 끝에 계약을 1년 연장했지만 운영이 쉽지 않다. 메트로모터스 영업사원들 입장에서는 당장 내년에 회사가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늘 불안한 마음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영업사원은 "메트로모터스의 분위기도 뒤숭숭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분당 전시장에 가도 어수선하다. 영업사원들도 업무에 집중하기 힘든 상황인 것 같다"고 전했다.
딜러사 박동훈 사장 직접 겨냥해 불만토로
이 때문에 폭스바겐 딜러들 사이에서는 폭스바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딜러사 관계자는 “박동훈 사장의 사업 확장능력은 인정하지만 영업사원를 보호하고 딜러사를 관리하는 역량은 떨어진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무리한 사업 확장이 정작 직원들에게는 피해로 다가오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독일 본사에서도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진상 파악에 나서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어 내부 분위기는 매우 좋지 않다는 게 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폭스바겐은 최근 5년간 수입차 중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을 한 브랜드다. 지난 8월에는 국내 수입차 시장 2위에 오르며 그 진가를 발휘했다. 독일 본사 입장에서도 한국 시장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폭스바겐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면서도 내부에서는 불만이 많은 걸로 안다. 보다 치밀한 조직관리가 이뤄져야만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