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아시아시리즈 시작 전부터 난관에 빠졌다. 첫 상대인 퍼스 히트(호주)의 정보를 얻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롯데는 8일부터 나흘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아시아시리즈에 개최도시 연고팀 자격으로 참가한다. 예선 B조에 편성된 롯데는 첫날 호주리그 우승팀 퍼스와 첫 경기를 치른 뒤 이틀 뒤 일본 우승팀 요미우리와 두 번째 경기를 한다. 요미우리는 국내 야구팬들에게 익숙한 만큼 상대적으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퍼스에 대해서는 정보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팀을 이끌고 있는 권두조(61) 롯데 수석코치는 "퍼스 히트의 경기 영상이나 선수들 면면을 알 수 있는 정보가 없어서 힘들다"고 털어놨다.
1989년 창단한 퍼스는 호주야구리그(ABL)에서 최근 두 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한 리그 최강팀이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미국 출신의 스티브 피시 감독이 지휘봉을 새로 잡았다. 퍼스는 지난해 리그 우승 팀 자격으로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에 참가했지만 3전 전패를 기록하며 다른 아시아 팀들과 기량 차이를 보였다. 특히 예선 1차전에서 한국 우승팀 삼성을 만나 2-10으로 완패했다. 당시 삼성은 선발 장원삼의 호투와 신명철의 만루 홈런이 터지면서 손쉬운 승리를 챙겼다.
호주리그 수준은 국내 야구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 받고 있다. 힘을 앞세워 선이 굵은 야구를 펼치지만 정교함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그가 11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열리기 때문에 미국프로야구가 끝난 뒤 호주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퍼스에도 리엄 헨드릭스(미네소타)와 버질 바스케스(2009시즌 피츠버그) 등이 활약 중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지만 현재 롯데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다. 호주리그가 지난 2010년 재창설되면서 이렇다 할 정보가 없는 실정이다. 전력 분석 자료를 얻기도 쉽지 않다. 권 수석이 취재진에 "퍼스 히트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면 알려달라. 우리도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지만 정보가 많지 않다"고 부탁할 정도다.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롯데는 정면승부를 택했다. 퍼스와의 1차전을 무조건 잡는다는 목표로 송승준을 선발로 내세우며 가용 전력을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 해 삼성의 아시아시리즈 퍼스전을 참고해 전략을 구상 중이다. 당시 퍼스는 삼성의 기동력에 당황하며 실책을 4개나 남발해 무너졌다.
권 수석은 "첫 경기인 만큼 반드시 잡아 상승 분위기를 타겠다"며 "비록 상대에 대한 정보는 없지만 우리가 좀더 강하다고 생각한다.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