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과 20명, 그리고 80억원을 건 '쫓고 쫓기는' 싸움이 시작됐다. 프로야구 제9구단 NC는 오는 12일까지 기존 8개팀에서 보호선수 20인 명단을 받는다. NC는 명단을 받은 후 사흘 후인 15일까지 각 팀 보호명단에서 제외된 선수 중 1명씩 총 8명을 특별지명해야 한다. 영입비용은 선수 1명당 10억 원. 총 80억원을 쏟아부어야 하는 NC는 좋은 선수를 얻기 위해, 8개 구단은 내주지 않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치열한 눈치작전
최근 야구계에서는 이와 관련해 여러 소문이 나돌고 있다. 한 수도권 구단 관계자는 "포수 자원이 넉넉한 수도권의 한 팀에서 A와 B 선수를 보호선수로 묶지 않는다고 한다. 높은 연봉도 그렇고, 미래가치를 따질 때 NC가 선택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경문(54) NC 감독은 현역시절 포수로 활약했다. 과거 두산에서 지휘봉을 잡으며 양의지·용덕한 등 포수 자원을 발굴했다. 'NC가 배터리를 집중적으로 채우려 할 것이다'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8개 구단은 속이 탄다. 다른 구단 감독은 "비시즌이지만 바빴다. 최근 몇 주간은 20인 보호선수 지명 때문에 일이 많았다"고 했다. 한 지방팀 단장의 고민은 더 현실적이었다. 그는 "다들 타 팀 눈치를 보고 있다. 어떤 포지션의 어떤 선수가 나올지, 만약 여러 구단에서 겹치는 자원이 나왔을 때 NC가 누구를 지명할지까지 다양하게 따져봐야 한다. 연봉이나 성장 가능성, 연차도 생각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김경문 감독은 특별지명과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8명의 선수는 우리에게는 1군 무대를 경험한 즉시전력감이다. 현재 NC 선수단과 각 구단에서 받은 8명, 앞으로 영입할 외국인 선수 3명이 경쟁해 살아남은 선수가 내년 시즌을 이끌 것이다"며 "마운드가 강한 팀이 승산이 있다. 투수자원을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NC 구단도 20인 보호선수 외 명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종문 NC 운영팀장은 "감독님의 뜻을 최대한 반영한다"고 밝혔다.
▶FA? 필요할 경우에만
돈 쓸 곳이 많다. NC가 20인 보호선수 명단 외 8명을 지명하면 당장 80억원을 써야 한다. 여기에 외국인선수 3명을 영입하는 데 최소 90만 달러(약 9억9000만원)가 필요하다. 향후 몇 달 동안 100억 원 가량의 지출을 해야 하는 셈. 김택진 NC 구단주는 지난 7일 부산에서 열린 '2012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모기업인 엔씨소프트의 대주주는 지난 6월 넥슨으로 넘어갔다.
곳간을 생각하면 '최소비용 최대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현재 프리 에이전트(FA) 시장은 과열돼 있다. 웬만한 FA를 데려오려면 계약기간 3~4년에 30억~40억원은 기본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NC가 FA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김경문 감독은 FA 영입보다 각 구단에서 받을 8명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그는 "구단이 잡아준다면 좋겠지만 지금은 FA를 생각할 시기가 아니다. 8명 특별지명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문 운영팀장도 "지금은 FA를 말할 시기가 아니다. FA 영입은 20인 보호선수 외 8명를 뽑은 후 '필요할 경우'에 (영입)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