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39)이 돌아왔다. 각종 드라마에서 인상적인 캐릭터로, '남자의 자격'에서 끼많은 남자로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던 김성민은 지난 2010년 말 대마초 흡입 및 필로폰 반입, 투약 혐의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단번에 브라운관에서 자취를 감췄다.
2년여의 자숙의 기간 끝에 그가 첫발을 내딛은 곳은 JTBC 월화극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잘나가는 바람둥이 성형외과 의사 도현 역을 맡은 김성민은 일간스포츠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바닥을 한번 쳐보니 내가 얼마나 많은 것에 감사해야 하는가를 알게 됐다"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이다. 그동안 무얼 했는지 궁금하다.
"정신을 차린 뒤 저예산 영화, 뮤지컬, 연극 등에 출연했다."
-복귀 결심이 쉽지 않았을텐데.
"알다시피 내가 복귀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 그런데 기회가 왔다. 그때조차도 배역을 맡게되면 정말 감사하지만 안되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도현 역은 니가 해야겠다'고 말씀하셨을 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
-낯빛이 좋아보인다. 더이상 '약'은 하지 않는건가.
"끊었으니 이 자리에 있지 않겠나. 한달에 한번씩 보호관찰소에 가서 도핑테스트를 받는다. 가끔 무작위로 호출하면 검사를 받기도 하는데 얼마전에도 이상 없다는 결과표를 받았다. 담당하는 분이 '(법원에서 선고받은 보호관찰 2년이) 거의 끝나가네요. 두번만 더 오면 이별인데 마지막 테스트하는 날 사인 받을게요'라고 하더라."
-약 끊는게 말처럼 쉬운게 아니라던데.
"약물치료 40시간과 교육을 받았다. 강사왈 '난 약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반작용으로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더라. 그보단 스스로를 달래는 법을 깨우치라고 했다. 잘 이행하는 중이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나.
"세상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사건 당일 밴을 타고 집에 들어갔는데 나올 땐 호송차를 탔다. 사건 후 한동안 잠을 자지도 먹지도 못했다. 어쩌다 잠이 들면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아니, 뜨기가 무서웠다. 눈물이 멈추지 않고 흘렀으니. 모든게 후회됐다. 뭘 해도 후회를 하다 보니 나중에는 후회에 횟수 제한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더라."
-지켜보는 부모님 마음은 오죽했을까.
"어머니가 처음 면회온 날, 20분이 주어졌는데 2분만에 나가시더라. 아무 말씀도 안하셨다. 창살을 사이에 둔 그런 공간에서 아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어땠을지. 나중에 집에 돌아오니 어머니께서 '그 곳'을 연상할 수 있는 모든 색깔의 물건들을 버렸더라. 어머니는 아직도 옥색을 싫어하신다. 죄수복이 옥색이다."
-힘들게 돌아왔는데.
"가진 걸 모두 잃고 다시 갖게되니 진짜 감사하더라. 내가 예전에 얼마나 많은 것을 누렸는지 알게 됐다. 지금 내가 힘든 건 당연한거다. 죗값이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어떤 것이든 하고 싶었다. 그리고 정말 드라마가 그리웠다."
-조바심은 나지 않나.
"난 여전히 주변을 불편하게 하는 존재다. 예를 들면 운동을 갔는데 누가 정말 잘하면 '우와 쟤 약먹었냐'라고 말하고 나의 눈치를 살핀다. 내가 먼저 '괜찮다'고 손사래를 쳐도 슬금슬금 피한다. 세상사가 내가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조바심을 내서 될 일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당시 가장 놀랐을 '남자의 자격'팀과 연락은 하나.
"이경규 형은 면회를 왔었다. 얼마전 이정진은 부산에서 만났다. '피에타' 때문에 부산에 내려왔는데 바쁜 일정에도 굳이 나와의 약속을 잡더라. 김국진 형은 '열심히 살면 다 잘된다'며 안부를 챙긴다. 이윤석 형은 '넌 정말 나쁜 놈이야'라며 술을 사준다. 김태원 형이나 윤형빈 모두 비슷하다. 각기 시각은 다르지만 모두 나를 잊지않고 챙겨준다. 그들에게 사죄하고 싶다."
-하필 복귀작에서 맡은 역할이 나쁜 남자라 부담되지는 않는지.
"나쁜 남자라기 보단 '짐승'에 가깝다. 시청자들에게 가장 많은 탄성과 비명이 나올 수 있는 역할이다. 감독님이 끝까지 믿어주셔서 함께 작업할 수 있게 된 만큼 분골쇄신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궁금하겠다.
"아직 인터넷 댓글을 잘 확인하지 못한다. 내 등에 압정 100개를 꽂고있는 느낌이다. 김성민에게 약은 연관검색어 아닌가. 평생 따라다닐 주홍글씨다. 이렇게 인터뷰하는 것도 못마땅한 분들이 계실거다. 하지만 계속 숨는다고 될 일은 아니지 않을까. 그래도 이젠 가끔 선플만 보고 인터넷 창을 닫을 만큼은 된다."
-김성민이 생각하는 남자의 자격이란.
"약속. 남자는 한번 말하면 지켜야한다."
-정작 본인은 결혼할 수 있을까.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더 절실히 느끼고 있다. 정소민과 성준이 알콩달콩 데이트하는 걸 보면 부럽다. 하지만 제 짝은 따로 있는 거 같다. 당장은 욕심부리지 않고 열심히 할일을 하다보면 인연이 따라 올거라 믿는다."
-앞으로의 계획은.
"'우결수'를 찍는 날 직접 운전하는 자동차의 거리를 재기 시작했다. 오늘 부로 4000km를 찍었더라. 아직 내가 매니저나 사람을 둘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해 직접 운전하고 옷을 챙긴다. 창피하기 보단 내가 치러야할 댓가라고 생각한다.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것들을 잊지 말자. 감사함을 잊지 말자. 감사할 수 있게 됐음을 감사하자고 항상 되뇌인다. 그게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