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방송된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2(이하 나가수2)'에서는 슈퍼디셈버 2012 가왕전 개막제로 꾸며졌지만 이날 동시간대 첫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2(이하 K팝스타2)'보다 8.8% 포인트 낮은 5.2%를 기록했다. 1년만에 돌아온 'K팝스타2'는 14%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이날 '나가수'는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이달의 가수 7인(5월의 가수 박완규·6월의 가수 JK김동욱·7월의 가수 이은미·8월의 가수 소향·9월의 가수 더원·10월의 가수 국카스텐·11월의 가수 서문탁)이 연말 서바이벌 가왕전을 앞두고 최종 순위를 예측하는 무대를 선보였지만 가창력이 들쑥날쑥한 일반인들이 등장해 오디션을 보는 프로그램보다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해 굴욕을 면치 못 했다.
'나가수'의 패인과 'K팝스타'의 성공비법이 무엇인지 알아봤다.
▶'나가수2'
그 밥에 그 나물이었다. 제작진은 '나가수2' 가왕전이 '신들의축제'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6개월 간 보여준 가수들의 서바이벌 무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동안 매달 뽑은 1등 가수들이 나와 경합을 치르는 모습을 보여준 게 전부였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 '스타킹'은 강호동의 복귀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시청률을 찍었다. '스타킹'이 시청률이 대폭 상승할 수 있었던 건 강호동이라는 결정적인 '한 방'이 있었기 때문.
하지만 '나가수2' 가왕전에는 '스타킹'의 강호동과 같은 마법의 카드가 없었다. 신선함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뻔한 가왕전으로는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 역부족했다.
MC 교체 역시 프로그램에 큰 힘이 되진 않았다. 그동안 '나가수2'를 진행한 이은미는 가왕전 무대에 집중하기 위해 MC에서 물러났고, 배우 정진영이 새 MC로 나섰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와 KBS 2TV 서바이벌 프로그램 '도전자'에서 안정감 있는 진행으로 호평을 받은 정진영은 이날 순조롭게 진행했지만 가수들이 경합을 벌이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MC 역할이 적어 '나가수2'에 큰 보탬이 되진 못 했다.
'나가수2' 측은 "'가왕전 개막제은 정말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6주 동안 흥미진진한 본격적인 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라며 "정진영이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정진영 효과도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K팝스타2'
"보는 눈이 더욱 엄격해졌다. 긴장해야한다"는 심사위원 보아의 말은 ‘협박’이 아니었다. 1년만에 돌아온 'K팝스타2'는 더욱 풍성해졌고, 더욱 강력해졌다. 시청자들이 보기에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참가자를 만장일치로 탈락시키는가 하면, 남들과 다른 독특한 색깔의 참가자는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두팔벌려 환영했다.
18일 첫회에서 심사위원들은 유튜브 스타로 유명한 제니석에게 한치의 망설임없이 불합격을 선언해 놀라움을 선사했다. 시즌1 김우성과 박제형이 우승후보 1순위라 꼽았던 제니석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완벽하게 불렀지만 정작 심사위원들로부터 자신만의 독특한 점이 없다는 평가를 듣고 무대를 내려와야했다.
보아는 "노래는 잘 하지만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안보인다"고 일갈했고, 양현석은 "유튜브 스타는 맞지만 우리가 찾는 K팝스타는 아니다"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박성훈 PD가 제작발표회에서 말했던 것처럼 'K팝스타2'가 다른 오디션프로그램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심사위원의 날카로운 평가라는 것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이뿐이 아니었다. 첫회부터 우승후보라고 불릴만한 참가자들이 대거 선보이며 오디션 후발 주자임에도 전혀 아쉽지 않은 풍성한 인프라를 자랑했다. 16살 최예근은 율동까지 섞어가며 여유있게 싸이의 '챔피언'을 불러 심사위원으로부터 "주체할 수 없는 끼를 갖고있다"는 평을 받았고, 프리스타일 춤을 선보인 11살 김민정은 박진영으로부터 90도 배꼽인사를 받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다리꼬지마'라는 특이한 자작곡을 부른 남매 참가자는 바로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박성훈 PD는 "시즌1을 통해 심사위원의 공정한 판단력과 파급력이 검증된 만큼 더욱 훌륭한 실력자가 모여드는 선순환의 고리가 형성된 것 같다"며 "남들이 보지 못한 가능성을 꿰뚫어보고 그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타 오디션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K팝스타2'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