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가 마침내 전세계 1위에 올라섰다. '강남스타일'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역대 최다 조회 기록을 경신했다.
23일 오후 8시 현재 '강남스타일'의 유튜브 조회수는 8억 300만 건으로 1위 저스틴 비버의 '베이비(Baby)'와 100만 클릭 차이다. 비버의 노래가 발표된 지 2년이나 지난 곡이라 하루 조회수가 크게 변화하지 않고 있는 반면, '강남스타일'은 현재로도 하루 평균 1000만 건씩 클릭수가 올라간다. 싸이를 '강제 수출'시킨 인기 진원지는 유튜브. '유튜브 센세이션'이란 타이틀로 팝시장에 등장해 현재 가장 핫한 팝스타가 된 싸이에겐 그 어떤 상보다 '클릭수 세계 1등' 타이틀이 값지다.
▲미국 인구의 절반이 클릭…'오빠'들이 더 봤다
'강남스타일'의 '최다 조회 기록'은, '최단기간'까지 더해져 2관왕 타이틀이다. 저스틴 비버가 2년 만에 쌓은 클릭수를 싸이는 불과 4개월만에 추월했다. 'LTE'급 괴속력으로 유튜브를 삼킨 셈이다. '강남스타일'유튜브 분석 자료를 보면, 가장 싸이에 뜨겁게 열광한 국가는 미국이다.
1억4900만여 번을 클릭했다. 미국 인구의 절반이 '강남스타일'을 보고 말춤을 춘 셈. 2위는 태국(3900만여), 그리고 3위에 한국(3700만여)이 올랐다. 싸이의 미주·유럽·아시아 그리고 인터넷 인프라가 약한 아프리카 대륙에서까지 동영상을 클릭해 말춤을 췄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지역인 가자지구에서까지 7만 클릭이 넘게 나왔다. 폭탄이 터지는 전쟁 중에도 '강남스타일'을 보며 잠시나마 웃음을 찾았다는 얘기.
'오빤 강남스타일'이란 가사에 맞게 언니들 보다는 '오빠'들이 더 많이 클릭 했다. 남자가 61.6%, 여자 38.4%의 비율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건 연령별 유저를 보면 미국(22%), 태국(42%), 터키(34%), 프랑스(42%), 멕시코(38%)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13~17세 청소년들이 싸이의 뮤비를 가장 많이 봤다. 하지만 한국에서 유저는 청소년이 5.1%에 불과했다. 대신 45~54세가 34%로 많아 한국에선 '나이든 오빠'들이 '강남스타일'에 열광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포스트 싸이는?
싸이의 '대박'에 전세계 팝시장은 '포스트'싸이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강남스타일'의 메가히트를 통해 K-POP의 강력한 스타성과 음악성을 확인한 팝시장이 또다른 한국 가수의 스타탄생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포스트 싸이'로 강력하게 점쳐지는 가수는 소녀시대·현아·빅뱅 등이다.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주 ''강남스타일'스타 싸이의 뒤를 소녀시대가 잇는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미 '더 보이즈(The Boys)'를 영어버전으로 발표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싸이를 빼고 K-POP 유튜브 차트 상위권에 가장 많은 곡을 올려 놓은 '준비된'팝스타.
싸이 덕분에 날개를 단 건 누가 뭐래도 현아다. 코믹한 말춤마저 섹시한 자태로 추는 현아에 전세계 남성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싸이의 미국 매니저인 스쿠터 브라운까지 사로잡아 미국 현지에서 만남을 가진다. 현아 버전인 '오빤 딱 내스타일'은 1억 5700만 클릭을 받아 K-POP 콘텐츠 가운데 '강남스타일'에 이어 가장 많은 클릭을 받은 동영상이 됐다. 신곡 '아이스크림' 뮤직비디오는 공개 열흘 만에 유튜브에서 조회수 2000만 건을 돌파하며 한국 가수 중 가장 빠른 기록을 세웠다.
싸이와 형제 그룹인 빅뱅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후보. 이미 마돈나·레이디 가가 등의 월드투어 팀인 라이브네이션과 손잡고 투어를 펼치며 월드클래스 급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구글코리아 유튜브 총괄 서황욱 상무는 "싸이의 성공으로 K-POP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이 한층 고조된 분위기다. 물론 싸이의 콘텐츠 자체도 훌륭했지만, 수년 전부터 주요 뮤지션과 음반제작사들이 K-POP을 알리기 위해 투자한 덕분"이라며 "K-POP콘텐츠 덕분에 한국의 방송·영화·애니메이션 등의 차세대 한류 콘텐츠에도 세계인의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경란 기자 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