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가려있던 프라이머리가 박스를 벗고 대중 곁으로 바짝 다가왔다. 프로듀서 프라이머리(본명 최동훈·31)는 지난달 31일 첫 정규앨범 '프라이머리 앤 더 메신저 LP'를 발매한지 일주일만에 1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떠오르는 음원 강자가 됐다.
2006년 '프라이머리스쿨'로 데뷔한 그는 유명 외제차·카드·화장품의 광고음악 제작과 영화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07)의 음악감독을 맡으며 입지를 다졌다. 이후 가리온의 '무투', 다이나믹듀오 '죽일 놈', 슈프림팀 정규 1집 '슈프리머' 등을 프로듀싱하며 '천재 프로듀서'로 이름을 알렸다.
-방송에 출연 할 때마다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이 오른다.
"일반 무대는 편한데 방송은 몇 번을 해도 어색하다. 얼마전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두 번째 출연을 했다. 도저히 볼 자신도 없고 어눌하게 말한 게 마음에 걸려 방송 시간 맞춰 다른 곳에 가있었다. 트위터 반응을 보니 나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다."
-박스는 왜 쓰나.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10~20년이 지난 뒤 내 음악이 촌스럽지 않을 거라는 자신은 있다. 하지만 내 이미지는 촌스러워질 수 있다. 그래서 친구에게 마스코트를 의뢰했다. 프라이머리라는 닉네임도 같은 이유다. 사람의 인상이나 이름이 특정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음악을 하고 싶다."
-대역에게 박스가면을 씌운 적은 없나.
"한 번 있다. '씨스루' 뮤직비디오에 박스가면을 쓰고 춤을 추는 사람은 대역이다. 난 팔이 유난히 긴 '오랑우탄 체형'이다. 지인들은 한 눈에 알아봐서 대역을 쓸 수 없다. 하하."
-음악은 어떻게 시작한 건가.
"중학교 시절부터 관심이 많았는데 부모님은 반대가 심했다. 그래서 경희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 입학을 했는데 음악에 대한 꿈을 접을 수가 없더라. 재즈음악학원에 다니면서 흑인음악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컴퓨터로 음악을 만들다가 영화·다큐멘터리·CF 음악 감독 생활도 하게 됐다. 그러다가 프로듀서의 길을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뚜렷해졌다."
-이번 앨범 반응이 뜨겁다.
"타이틀 곡 '물음표'나 '독'을 많이 사랑해주셔서 놀랐다. '유행 음악의 공식 없이도 가능하다'는 희망을 봤다. 막막했던 감정들이 느낌표로 바뀌었다."
-수록곡 중 만드는데 가장 오래 걸린 곡은.
"이센스의 '독'이다. 나는 '아침형 인간'인데 이센스는 '밤형 인간'이라 시간 맞추기가 힘들었다. 고독함을 극대화 하기 위해 방에 초를 피워놓고 이센스와 와인잔을 기울이기도 했다. 이곡엔 연필로 글씨를 쓰는 소리가 나온다. 중학교에 있는 책상을 녹음실에 가져와 이불을 뒤집어쓰고 두 대의 마이크로 어렵게 딴거다."
-함께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는.
"이하이다. 최근 데뷔한 가수 중 가장 매력적인 보이스를 가졌다. 나는 노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외국 활동은.
"이전에 프랑스와 일본에서 음반 작업을 했었다. 요즘도 미국이나 일본에서 요청이 들어온다."
-연애는.
"주변에서 독거노인이라 부른다. 일찍자는 습관 때문에 술을 마셔도 금방 잠든다. 그래서 다들 술자리에도 잘 안 부르려 하더라. 하하."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여러 유닛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단순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꾸준히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구상하고 있다."